[신간] 불새 여인이 죽기 전에 죽도록 웃겨 줄 생각이야
[신간] 불새 여인이 죽기 전에 죽도록 웃겨 줄 생각이야
  • 이애리 기자
  • 승인 2014.06.0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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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치유하는 희망의 웃음”

▲ “병원은 연극 무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병원에서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의 결심을 굳히는 것에 대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에 대해 노래 부른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병원은 삶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을 서서히 증류해내는 연금술사의 증류기 같은 곳이다.” 저자 바티스트 보리유(Baptiste BEAULIEU) ⓒ(주)북이십일 아르테

[주간시사매거진 = 이애리 기자] "주인공 ‘나’는 프랑스 남부 오슈(Auch)의 한 종합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27세 청년이다. 내가 맡고 있는 환자 ‘불새 여인’은 말기암 환자로, 암치료 이전 자신의 머리색이 붉은색이었다는 말을 듣고 내가 붙인 별명이다. 그녀의 아들은 현재 아이슬란드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며, 화산 폭발로 인해 어머니를 찾아오는 길이 막혀 있다. 나는 불새 여인이 아들을 만나게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해 그녀가 삶의 희망의 끈을 붙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의사로서의 지고한 사명이다." 

슬프지만 희망을 담은 이야기, 환자와 의료진들의 고된 일상과 애환, 그들 사이의 소통과 간극 등을 끊임없이 들려주면서 어느새 불새 여인과 나의 대화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넘어서는 삶의 이야기이자 희망으로 승화한다. 그리고 우리는 책의 마지막 반전에서 매우 놀랍게도 환자의 아픈 과거와 의사로서의 애환을 공감하게 되는데….

책은 한 종합병원의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응급실판 천일야화라고 할 수 있다. 원제인 『자, 보세요. 응급실의 1001가지 삶』은 환자와 의료진이라는 서로에게 무지한 두 세계를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저자가 2012년에 개설한 블로그에 올린 의료 현장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실화소설이다.

저자는 생생한 현장 묘사를 통해 의료진들이 행하는 병원의 일상을 대중들에게 가감 없이 알려주려고자 ‘자, 보세요’라는 제목을 택했다. 7일로 압축된 응급실에서의 밤낮없는 일상을 뛰어난 필력과 재치로 서술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맞이한 환자들의 비극과 희극, 고통과 희망, 아픔과 사랑을 감동 어린 인간희극으로 승화함으로써 그가 희망했던 두 세계 사이의 소통의 싹을 맺었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응급실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인 주제인 인간의 아픔과 사랑, 이별과 탄생, 죽음과 생명의 찬가인 이 책은 죽음에 바치는 작지만 소중한 희망의 웃음이다.

자료제공 : (주)북이십일 아르테 

[주간시사매거진 = 이애리 기자 / aheree@weekly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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