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동생 이어 이번엔 형이...중국에 반도체 기술 유출
구속된 동생 이어 이번엔 형이...중국에 반도체 기술 유출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4.01.29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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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운영하던 장비제조업체 맡아 반도체 세정장비 불법 수출
중국 기업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A씨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중국 기업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A씨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중국에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불법 유출한 일당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친동생이 해당 기술유출 건으로 구속기소 되자 동생이 운영하던 회사를 넘겨받아 범행을 계속 이어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29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실운영자 A(60대)씨 등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A씨 회사에서 근무하며 반도체 장비 설계 업무를 담당한 직원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2년 5월 친동생 B씨가 기술 유출 혐의로 구속되자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를 대신 운영하며 지난해 5월 B씨가 설계한 기존 장비의 외관을 변경한 반도체 세정 장비를 중국 경쟁 업체로 불법 수출해 총 34억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수출을 위해 인천항으로 이동 중이던 21억원 상당의 세정 장비까지 압수하자, 8차례에 걸쳐 부품을 ‘쪼개기’ 방식으로 중국으로 수출해 현지 공장에서 이를 조립, 제작하는 방식으로 대금 26억원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품을 쪼개서 수출하면 장비 수출 기록이 남지 않는 점을 이용했다. A씨는 범죄 수익금 12억원을 B씨의 아내 계좌에 은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세메스 연구원 출신인 B씨는 2019년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를 설립한 뒤 세메스의 영업 비밀인 반도체 습식 세정 장비 제작 기술 등을 부정 사용해 장비 도면을 만들어 710억원 상당의 장비 14대를 제작해 중국 업체로 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B씨와 범행한 세메스 전 직원 등은 세메스 협력 업체에 부탁하거나 세메스에서 퇴직할 때 관련 정보를 반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정 장비 기술 정보와 설계도면 등을 부정하게 취득했다.

2건의 기술 유출 사건으로 각각 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B씨는 최근 항소심에서 형량이 징역 10년으로 늘었다.

검찰은 이번에 유출된 기술의 가치를 수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엄중한 처벌을 통해 기술 유출 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워준 사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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