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아서 뭐하나” 10대에 폭행당한 60대 경비원, 영상유포자 고소
“더 살아서 뭐하나” 10대에 폭행당한 60대 경비원, 영상유포자 고소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4.01.16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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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행한 10대 학생 상해 혐의 검토
지난 12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10대 고교생이 60대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2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10대 고교생이 60대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10대 남학생이 60대 경비원을 잔혹하게 폭행해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폭행 영상이 퍼진 걸 안 경비원이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당초 “손주 같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60대 경비원 A씨는 자신이 폭행당하는 영상이 유포된 것을 알고 “창피하기도 하고, 이거 더 살아서 뭐 하나(싶다)”며 폭행 영상 유포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JTBC 보도에 의하면 사건은 지난 12일 자정 무렵 경기도 남양주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했다. A씨가 소란을 피우는 10대 고등학생 B군 일행을 훈계했고, B군 등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의 친구가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보면, 건장한 체격의 B군은 A씨의 허리 쪽을 겨냥해 달려들어 넘어뜨렸다. 이어 축구공을 차듯 발길질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A씨도 반항을 해봤지만 10대 청소년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B군의 발에 맞은 A씨는 기절하듯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했다.

B군은 “담배를 피우는데 A씨가 혼내면서 먼저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렸다”고 주장했고, A씨는 “심야에 시끄럽게 해서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A씨는 또 “나도 화가 나니까 스파링하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본격적인 몸싸움이 시작됐고, 이 장면을 B군의 친구가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A씨는 당초 “(폭행 당사자인) B군에게 사과를 받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B군 측도 “반성한다”고 하면서 양측 모두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C군이 폭행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문제가 확대됐다. 뒤늦게 영상이 퍼졌다는 사실을 안 A씨는 입장을 바꿨다.

A씨는 “내 손주 같아서, 내 손주들도 어디 가서 사고 칠 수 있으니까”라며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고 했다. 하지만 “집에서 쉬는 사이에 인터넷에 뜨고 난리가 났다”며 “창피하기도 하고, 이거 더 살아서 뭐 하나(싶다)”며 법적 대응 배경을 JT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명예훼손 고소와는 별개로 A군을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조사 중이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양측의 처벌 의사가 없으면 처벌하지 않지만, 경찰은 영상 속 A씨가 3초 가량 정신을 잃은 점을 근거로 A군에게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 상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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