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적’ 자승스님, 유서 발견...“CCTV에 다 녹화, 번거롭게 말라”
‘입적’ 자승스님, 유서 발견...“CCTV에 다 녹화, 번거롭게 말라”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3.11.30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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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자필 메모 형식 유서 2장 발견
22일(현지시간) 부처 깨달음의 성지 인도 보드가야에서 대법회를 진행한 상월결사의 회주 자승스님 (사진=상월결사 인도순례단 제공) 2023.02.23.
22일(현지시간) 부처 깨달음의 성지 인도 보드가야에서 대법회를 진행한 상월결사의 회주 자승스님 (사진=상월결사 인도순례단 제공) 2023.02.23.

 

[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사찰 칠장사에서 29일 오후 6시 50분쯤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이번 화재로 인한 문화재 훼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30일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이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에 의해서 법구가 발견됐다. 세수 69세. 법랍 44년.

조계종은 이날 오후 11시 24분께 "안성 칠장사 화재와 관련해 대한불교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신 해봉당 자승 스님께서 입적하셨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 동안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했고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의 고문이자 총재를 지낸 바 있어 조계종에선 ‘절대 권력자’로 통한다. 이에 종단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후 6시 50분께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 발생한 화재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자승스님이 숨졌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9일 오후 6시 50분께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 발생한 화재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자승스님이 숨졌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스님은 전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머물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자승 스님이 쓴 유서 2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극단적 선택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메모 형식의 유서에는 "경찰분들께, 검시할 필요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칠장사 주지 자강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건물은 상자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고 남겼다.

다만 현재 경찰은 방화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우선 합동감식은 30일 이뤄진다. 경찰은 "아직은 숨진 스님의 정확한 신원을 발표하기 어렵다"며 "수사 절차상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DNA 대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과 조계종은 해당 메모가 자승 스님이 실제로 작성한 것이 맞는지 필적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 내의 대표적인 행정승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종단의 주요 교역직을 두루 거친 후 총무원장을 지내며 개혁종단 설립 후 불교계 하나로 묶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종단 권력이 자승 스님에게 집중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인의 시신은 경기 안성시 성요셉병원으로 안치됐다. 조계종 고위 관계자들은 병원 인근 성혜원 장례식장 3·5분향실에 모여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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