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전세금 1조3081억...1인당 42억꼴
‘악성 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전세금 1조3081억...1인당 42억꼴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3.08.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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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명 대위변제액 5038억…38.5% 차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이른바 ‘악성 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돈이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42억원꼴이다. 이들은 세 번 이상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사람들이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의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는 올해 4월 말 기준 310명으로 파악됐다. 4개월 만에 77명(33%)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233명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을 운용하는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불과 4개월 만에 늘어난 악성 임대인 대신 HUG가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대위변제액)은 총 1조3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악성 임대인 203명이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 규모가 7300억여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위변제액 규모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에 대한 대위변제액 규모는 5038억원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이들 10명에게 피해를 본 세대는 2370세대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 대신 HUG는 377가구에 820억원을 갚아줬다. 대위변제액 기준 2위 악성 임대인은 410가구의 보증금을 떼먹어 HUG가 783억원을 내어줬다. 3위 임대인은 248가구에 보증금 586억원을 돌려주지 않았고, 4위 대위변제액은 580억원(286가구), 5위는 546억원(233가구)이었다.

집주인이 떼먹은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주는 일이 늘면서 HUG 보증배수는 2021년 49배에서 지난해 54.4배로 상승했고 올해 12월에는 60.5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29일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들 악성 임대인의 이름이 공개된다.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명단 공개 시기는 올 연말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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