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월간 무역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이 늘면서 흑자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무역 흑자가 발생한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여전히 무역수지는 불안한 상항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7월 무역수지는 16억3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은 10개월째 줄었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무역 흑자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가 지난 6월 흑자로 돌아섰다. 7월 수출액은 503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무역흑자는 반도체(-34%) 업황 부진과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제품(42%)·석유화학(25%) 단가 하락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6.5% 큰 폭 감소한 상황에서도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에너지 수입이 전년대비 47% 급감하면서 전체 수입액(-25.4%)이 수출액보다 더 떨어진 영향이다.
지역별로 7월 대미(對美)·유럽연합(EU)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출가격이 크게 하락한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수출 감소와 작년 7월 대미(101억 달러)·EU(61.6억 달러) 수출이 역대 7월 수출 1위를 기록한 데 따른 역 기저효과로 감소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해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는데, 이는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자동차(15%)·일반기계(3%), 가전(3%) 등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반도체(-34%)·석유제품(-42%)·석유화학(-25%), 철강(-10%) 등 수출이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다만 자동차는 역대 7월 실적 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일반기계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무역수지 흑자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