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올해 상반기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등에 대한 우려로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주택(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7만 7769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13만 5771건(48.9%), 월세 거래량은 14만 1998건(51.1%)으로 집계됐다.
경제만랩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 기준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50%를 넘지 못한 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서울 주택 전세 비중은 △2013년 71.1%를 기록한 후 △2014년 63.3% △2015년 59.0% △2016년 54.7%로 하락했다. 이후 △2017년 57.2% △2018년 60.5% △2019년 61.6% △2020년 62.4%로 상승세를 보이다 △2021년 57.9% △2022년 50.8%까지 꺾였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아파트 외 주택에서 전세 비중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단독·다가구 전월세 거래는 7만4788건 이뤄졌는데, 이 중 전세 거래는 2만620건에 불과해 역대 최저 수준인 27.6%에 그쳤다.
다세대·연립주택도 전월세 거래 6만4448건 중 전세 거래는 53.4%인 3만4440건으로 여느 때보다 비중이 낮았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전세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전세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57.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58.3%로 소폭 상승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주로 비 아파트에서 생긴만큼, 월세 선호 현상도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서민 주거 불안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