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이 먹고 싶대서”...방울토마토 훔친 40대 엄마, 훈방된 사연
“6살 딸이 먹고 싶대서”...방울토마토 훔친 40대 엄마, 훈방된 사연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3.06.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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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이혼 후 양육비 미지급 시달려...경찰,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열고 훈방 조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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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홀로 6세 딸을 키우는 40대 엄마가 "방울토마토를 먹고 싶다"는 딸의 말에 마트에서 방울토마토를 훔쳐 경찰에 입건됐다. 이 여성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안타까운 사정이 확인돼 결국 훈방 조치됐다.

14일 경찰과 구리시에 따르면 이달 초 A(40대·여) 씨는 절도 혐의로 검거됐다. 방울토마토를 훔친 혐의로 입건된 A 씨는 경찰의 출석 통보를 받자 먹다 남은 방울토마토를 들고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에 “어린 딸이 방울토마토를 사달라고 조르는데 돈이 없어 훔쳤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최근 이혼 후 혼자 어린 딸을 양육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전 남편이 딸의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마땅한 직업이 없었던 탓에 생활고에 처해 있었다. 임대아파트 관리비와 임대료도 수개월째 내지 못하고 밀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명도소송을 당할 위기에 놓여있었다.

A 씨의 이러한 사정을 들은 경찰은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뒤 훈방 조치를 결정했다. 아울러 구리시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경미한 사건의 피의자가 범죄 전력이 없고,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인 경우 심사를 통해 처분을 감경해주는 제도다.

시는 A 씨와 면담 후 긴급복지 등 지원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이혼, 양육비 미지급, 생활고를 잇달아 겪으면서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현재 A 씨에 대한 생계비 지원, 취업 지원책 등 긴급복지 지원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A 씨의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라며 "우울증 등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LH와 협의해 주거 관련 지원, 민간단체와 연계해 생계비 지원, 취업 지원책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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