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워싱턴 선언’ 채택...외신 “순전히 상징적, 군사적 가치 없어”
한미정상 ‘워싱턴 선언’ 채택...외신 “순전히 상징적, 군사적 가치 없어”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3.04.27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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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식 '핵협의그룹', 전략자산 상시 전개 등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한-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NCG)을 신설하기로 약속한 것이 골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 간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런 의지를 ‘워싱턴 선언’에 담았다”고 말했다.

핵협의그룹은 북한 핵 위협에 맞서 미국이 한국과 대응 정보를 확대해 공유하고 확장억제 운용 협의를 유기화하는 양자 협의체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운영하는 핵기획그룹(Nuclear Planning Group·NPG)과 유사한 형태로, 기존의 양국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보다 상시적이고 실질적인 논의 체계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핵협의그룹 창설을 비롯해 양국 정상은 북핵 위협에 대한 억지·방어를 위해 공동훈련과 연습을 확대하고 한반도 주변에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 전략자산 전개도 늘리기로 했다.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가 항구적이고 철통같으며, 북한의 한국에 대한 모든 핵 공격은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핵협의그룹이 신설돼도 한국이 미국 핵무기 사용 결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결정은 미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했다. 또한 나토 회원국에 전략자산을 배치한 것과 달리, 한국에 전술핵을 상시적으로 배치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미 NBC방송에 "워싱턴 선언은 순전히 상징적이고, 미국이 한국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군사적 가치는 없다(don't have any military value)"고 잘라 말했다.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조엘 위트도 <월스트리트저널>에 "워싱턴 선언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도 "다수의 한국 정부 및 군 당국자는 자신들이 핵무기 버튼을 가질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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