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으로 쓰던 일본식 가옥서 ‘한복’ 홍보...서경덕 “참 답답”
요정으로 쓰던 일본식 가옥서 ‘한복’ 홍보...서경덕 “참 답답”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2.12.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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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정신 바짝 차려야”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 캡처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 캡처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정부와 부산시가 후원해 만든 한복 홍보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자기 나라나 점령지 안에 있는 적국(敵國)의 재산)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섬유패션사업연합회가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의 배경 중 한 곳이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식 적산가옥이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며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2021년부터 부산을 관광 및 축제와 접목한 한복 문화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복 문화 지역거점지원 사업’인 ‘한복 품은 부산’을 진행 중이다. 논란이 된 홍보 영상은 ‘한국 품은 부산’ 행사 소개물 중 하나다.

특히 서 교수는 영상에 등장하는 공간에 대해 “특히 이 곳은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곤 하지만,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도 쓰였던 곳”이라며 "하필 한복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뭘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안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며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일부 언론은 최근에도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자 “탈춤도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쳐 비난을 받았다.

서 교수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면서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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