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마다 1명씩 자살로 生 마감하는 한국... “자살은 예방 가능합니다”
40분마다 1명씩 자살로 生 마감하는 한국... “자살은 예방 가능합니다”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2.05.2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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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자살은 자살행위로 인하여 죽음을 초래하는 경우로, 죽음의 의도와 동기를 인식하면서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는 행위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0년을 자살예방의 해로 선포하고 "우울증은 치료가능하고 자살은 예방가능하다"라는 간단명료한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아주 높으며 OECD가입국 중 제일 높은 자살사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연간 약 27명(2018년)이 자살을 하고 있고, 전년 대비 9.5%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으로 계산해 보면 약 40분마다 한 명씩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자살을 많이 합니다. 또한 나이가 많을수록 자살을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의 노인자살율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도 청소년들은 약 200건의 자살시도가 1건의 자살사망으로 이어지는 반면, 노인의 경우에는 4건의 자살시도가 1건의 자살사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노인 자살의 경우 훨씬 더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즉 노인들은 실제로 굳은 자살의지를 가지고 결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주변 사람들의 주의깊은 관찰과 개입이 필요합니다.

자살자는 경고 사인을 줍니다. 자살에 대해 대개는 양가감정을 갖습니다. 즉,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 직전까지도 죽을까 말까 고민을 계속하며, 한편으로는 죽고 싶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많은 경우 자살은 파괴적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때, 즉 회복기에 일어납니다.

모든 자살이 예방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예방 가능합니다. 자살생각은 다시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며 어떤 경우에는 다시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모습ⓒ뉴시스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모습ⓒ뉴시스

 

자살은 정신질환 또는 정신 병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살은 특히 우울증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데 한 연구는 자살자의 약 60% 이상이 우울증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공공보건국에서는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따라서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우울이라는 선글라스를 벗어야 합니다. 여름철 강한 태양과 자외선으로부터 우리의 눈과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 또는 패션 소품의 하나로서 우리는 선글라스를 착용합니다. 선글라스를 끼게 되면 자외선은 차단되지만 우리가 보는 세상은 선글라스 색의 강도에 따라서 조금 어둡게 혹은 아주 어둡게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조리개의 기능이 있어서 홍채를 평상시보다 더 많이 열게 되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우리의 눈은 새로운 색깔과 명도에 적응하게 됩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잊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선글라스를 벗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세상이 훨씬 밝게 느껴집니다. ‘아 이렇게 밝았었구나’, 선글라스를 끼고 쇼핑을 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물건을 보면 당시와 색감이 차이가 나는 경험을 해 보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우울은 선글라스와 같습니다. 우울이라는 선글라스는 자기 자신과 미래, 그리고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왜곡시킵니다. 우울의 강도에 따라서 말입니다. 그리고 곧 그것에 적응하게 되서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그것에 영향을 받으면서 인간관계를 맺고,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것에 준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주변사람이 자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 구체적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것이 좋습니다. 설마라고 생각하지 말고 혹시 자살을 생각하고 있냐? 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한 첫걸음이 됩니다. 괜히 자살에 대해 언급하였다가 도리어 화를 내거나 자살을 유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수많은 임상 경험에 따르면 실제로 이런 경우 보다는 자살에 대해 질문해준 것에 대하여 고맙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그것을 인정한다면 천천히 조심스럽게 얼마나 자주 생각을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를 생각해 놓았는지 등에 대하여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살생각이 실제로 있는 사람의 자살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우선 자살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가족의 격려와 후원등이 든든한 방패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절대 혼자 있게 해서는 안됩니다. 자살은 철저하게 혼자하는 행동으로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나 상황 가까이에 있지 않게 합니다. 자살의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 놓았는지 묻고 그러한 물건들은 가급적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들이 치우도록 돕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합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약물 치료를 시작할 수도 있고 보다 효과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사회에서의 자살예방 상담 서비스

• 한국생명의 전화: 전화상담(1588-9191), SOS생명의전화, 면접상담(사전예약 필요)

사이버상담(https://www.lifeline.or.kr/business/opening_consult.php)

• 광역자살예방센터: 전화상담 1577-0199

• 한국자살예방협회: 24시간 자살예방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번없이 1393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없이 129

• 국방 헬프콜: 장병의 자살예방상담, 365일 24시간 운영, 국번없이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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