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국내 종교계가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의 열반에 애도를 표했다. 틱낫한 스님은 지난 22일 자정 고국 베트남 중부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입적했다. 향년 95세.
대한불교조계종은 24일 프랑스 플롬빌리지와 베트남불교중앙승가회, 스님이 입적한 뜨후에우 사원 등 6곳에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전자애도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날 원행 스님은 애도문에서 “삼가 틱낫한 선사의 입적에 한국 불자와 조계종 사부대중을 대표하여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말씀을 올린다”며 “선사께서 평생을 걸어 온 행장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의 평화와 공동체의 화해와 치유를 위한 보살도의 삶 그 자체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스님의 위대한 그 실천행은 전 세계인의 삶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부디 큰 원력으로 다시 오시어 이 땅에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주고 만 중생을 이끌어 달라"고 애도를 표했다.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도 24일 추도문을 통해 “원불교를 대표해 틱낫한 스님의 열반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큰 정신적 가르침의 리더십을 보여준 스님의 입적에 큰 슬픔을 전한다”고 전했다. 그는 “시대를 따라 출현하시어 부처님의 지혜광명 다시 밝혀주시고, 쉬려던 법륜 다시 굴려 주시어 불법의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로 인류의 미래에 평화를 심어주신 스님의 영전에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올린다”고 말했다.
한편 틱낫한 스님은 1995년과 2003년 2013년 등 세 차례 방한해 한국 불자 대중을 위해 명상수행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강연을 널리 펼친 바 있다. 그는 민중의 고통을 덜어주는 실천적인 사회 활동인 ‘참여 불교’의 선구자이며 ‘마음챙김(mindfulness)’ 수행법을 널리 알린 세계적 선승이다.
틱낫한 스님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불렸다. 그는 1960년대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운동을 벌이다 모국 베트남으로부터 입국금지 조치를 당한 후로 39년간 해외 망명 생활을 하며 전 세계에 평화와 명상의 가르침을 전했다.
틱낫한 스님은 "불교가 세상을 치유할 수 있도록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의 법문은 다수 서적들로 번역돼 한국 불자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