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적장애 동생 살해’ 친형 살인혐의 檢 송치... “40억 유산 다툼”
경찰, ‘지적장애 동생 살해’ 친형 살인혐의 檢 송치... “40억 유산 다툼”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7.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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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결과 '수면제' 검출..."범행 동기는 자백 안 해…재산 문제로 추정 중"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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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적장애인인 동생을 살해한 의혹을 받는 40대 친형이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지적장애 2급 친동생을 경기 구리시 왕숙천 인근으로 데려가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2시 50분쯤 '함께 사는 동생이 영화관에 간다면서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 등을 토대로 동생 행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거짓말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CCTV에는 "동생과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한 시간에 동생을 태우고 이동한 뒤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는 모습이 찍혀 있었던 것. 동생이 타고 나갔다는 자전거도 영화관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같은 달 29일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동생은 같은 날 강동대교 북단 한강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동생 몸에서는 수면제가 검출됐다. 이씨는 지인으로부터 수면제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자신과 숨진 동생 모두 평소에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일 이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한 이씨의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마취 및 수면 등을 검색한 기록이 나왔다.

경찰은 이씨의 행적과 휴대폰·컴퓨터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그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4년 전 숨진 부모가 남긴 40억원의 유산을 두고 동생의 법정대리인인 삼촌과 최근 재산 분할 소송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동생 돈을 몰래 인출해 썼다가 소송을 당하는 등 갈등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조사 당시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자백을 하지 않았다. '재산 문제'로 추정할 뿐"이라며 "삼촌이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4년 전 숨진 부모도 하루 간격으로 돌연사해 (범행이) 의심된다고 말했지만, 아직 그 부분은 뚜렷한 근거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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