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 매체가 이를 겨냥한 시사 풍자 콩트를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의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찌(별똥별) 소동'이라는 제목의 라디오 방송 풍자극과 방송 원고를 공개했다. 이 방송극은 윤 전 총장 부부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콩트다.
이 방송극은 "요즘 남조선에서 전 검찰총장 윤석열이 '별의 순간'을 잡은 인물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는 내레이션 뒤에, 윤 전 총장과 부인의 대화 형식을 빌려 "여론도 나쁜데 '별의 순간' 타령은 그만"하라며, "지금 별찌로 사라지는 중"이고 "빛 속도로 사라진다"고 했다.
이는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이 보일 것”,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이라며 대권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고 한 발언을 비꼰 것이다.
방송극은 특히 극 중 윤 전 총장 부인의 입을 빌어서 “한때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짝했다가 결국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징조가 나쁘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윤 전 총장 집에 걸려오는 전화와 언론 보도 내용 등을 통해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장모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 사건 등을 지적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방송극 형식까지 동원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현 문재인 정부를 거칠게 비난하면서도 윤 전 총장이 보수 또는 제 3 지대의 유력 대선 주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견제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도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보수층 표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며 대남 선전매체를 동원해 맹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간접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