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가 조선족?... 中 매체 “윤동주 국적 애매... 전문가 고증 필요”
윤동주가 조선족?... 中 매체 “윤동주 국적 애매... 전문가 고증 필요”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2.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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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중국, 민족이 조선족으로 잘못 표기돼 있다.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중국, 민족이 조선족으로 잘못 표기돼 있다.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중국의 역사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 중국은 윤동주(1917~1945) 시인의 국적을 조선족으로 표기하며 중국 국적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조선이 국권을 빼앗긴 일제강점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16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포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이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하는 등 독립운동가들의 국적과 민족을 왜곡하고 있어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해 12월 30일 윤동주 탄생일에 맞춰 바이두에 항의했지만 변화가 없어 2월16일 윤동주 서거일에 재차 수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청년망,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들은 17일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윤동주의 국적 논란을 과장하고 허위로 포장해 한국인들의 민족 정서를 부추기고 양국의 교류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적법과 역사 상황을 보면 윤동주 같은 역사 인물의 국적을 인정하는데는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윤동주 시인이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났고, 1917년 출생 당시 조선은 식민지 상태였기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건국되지 않아 중국 국적법상 한국 국적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윤동주가 생전에 자신의 국적에 대해 분명히 밝힌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동주의 국적에 대해서는 양국의 전문가들이 고증과 분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에서는 '#한국 교수가 조선족 시인의 국적을 한국으로 수정하라고 요구했다#'는 해시태그는 인기검색 화제에 올라 3억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다.

윤동주의 국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중국 당국은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힌 비석을 세우면서 국적 표기 논란이 이어졌다. 룽징 명동 마을은 당시 이주 조선인들의 터전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동주는 중학 이후 평양, 서울,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든 작품을 한글로 쓴 민족시인이고 특히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란 대목이 있는데 중국 한족 소녀를 ‘이국 소녀’로 칭한 것은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조선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꼽았다.

한국 정부도 윤동주의 국적 표기 문제에 대해 중국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바이두 등 중국 측에 지속적으로 시정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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