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웰컴투 비디오’ 손정우... “미국 인도 불허” 이례적 결정
법원, ‘웰컴투 비디오’ 손정우... “미국 인도 불허” 이례적 결정
  • 정대윤 기자
  • 승인 2020.07.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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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주간시사매거진=정대윤 기자]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하며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손정우(24)의 미국 송환이 거절됐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부장판사)는 6일 오전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의 3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미국 송환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손씨에 대한 세 번째 심문기일을 열어 그의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결정이 범죄의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뤄질 수사 과정에 범죄인은 적극 협조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손씨는 곧바로 석방된다.

손씨는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해 국내에서 아동ㆍ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ㆍ배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월형을 확정받고 지난 4월 27일 형기를 마쳤지만, 출소를 앞두고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하기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감됐다.

미국 연방대배심은 손씨를 성착취물 광고, 자금세탁 등 9건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손씨의 인도를 요구했고, 법무부가 자금세탁 부분에 한해 인도절차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법원이 범죄인 인도 심사를 해 왔다. 손씨 측은 "국내에서 처벌받은 혐의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없다"며 미국으로의 인도를 반대해 왔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범죄인 인도 절차에서 법원이 인도 불허를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 법원이 범죄인 인도심사청구 결정문을 전산화한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외국으로부터의 범죄인 인도청구는 총 111건에 달했으며, 그 중 법원의 인도심사가 진행된 사건은 52건이었다. 인도심사를 한 법원은 해당 기간 6건(인도거절 5건ㆍ각하 1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한 바 있다.

과거 법원이 인도를 거절한 5건은 현행법상 인도거절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정치적 성격을 띠는 사건이었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이었다. 5건 중 3건이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거절이지만, 이들이 같은 사건에 대한 공범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인도거절 사건은 3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두 건은 법원이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라 판단해 인도하지 않은 경우로, 2013년 1월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지른 중국인 류창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인도청구를 한국 법원이 거절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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