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창녕 학대 소녀’ 4층에서 목숨 건 탈출... 쇠사슬 풀린 틈 타
“하늘이여...” ‘창녕 학대 소녀’ 4층에서 목숨 건 탈출... 쇠사슬 풀린 틈 타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0.06.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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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의 폭행을 피해 도망쳐 나온 C(9)양이 창녕 한 편의점에 있는 모습.(사진 = 채널A 캡처)
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의 폭행을 피해 도망쳐 나온 C(9)양이 창녕 한 편의점에 있는 모습.(사진 = 채널A 캡처)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경남 창녕에서 시민에 의해 발견된 9살 여아가 계부와 친모의 잔혹한 학대를 피해 4층 건물에서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그동안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9살 A양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계부와 친모는 고문 수준의 학대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계부와 친모는 A양이 말을 듣지 않으면 테라스에 쇠사슬로 목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발견 이틀 전에도 A양은 쇠사슬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A양은 “집을 나가겠다고 하면 감금했다”며 “설거지나 청소 등 집안일을 할 때만 쇠사슬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쇠사슬은 계부가 일할 때 사용하는 물품으로 전해졌다.

계부 B(35)씨는 쇠막대기와 빨래건조대 등으로 온몸와 종아리에 멍이 들 만큼 폭행하기도 했고,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혔다. 계부는 "나갈 거면 네 손가락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모 C(27)씨는 200도 이상의 열을 가해서 글루건으로 발등을 쏘거나, 쇠젓가락을 불에 달궈 발바닥을 지지는 등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발견 당시 A양은 빈혈을 보였을 정도로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하루에 한 끼 정도 밥을 줬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다락방에 혼자 감금됐을 정도로 철저하게 가족과 분리된 상태로 방치됐다.

학대 정황은 A양의 건강 상태에서도 확인됐다. 병원 치료 과정에서 A양의 신체 다수에 골절과 상처, 손과 발의 화상 흔적, 등과 목의 상처, 심한 빈혈 등의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를 학대의 유력한 증거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모진 학대를 당한 A양은 시민에 의해 발견된 지난달 29일 4층 높이의 빌라 베란다 창문 밖으로 나가 옆집으로 목숨 건 탈출을 감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계부가 일을 나가고 친모의 감시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당시 옆집은 비어 있었고, 문이 열린 옆 베란다 창문으로 들어가 맨발로 도망쳤다.

경찰은 A양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5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계부의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쇠사슬을 비롯해 자물쇠, 글루건, 프라이팬, 쇠막대 등 학대 도구로 의심되는 물품 6점을 확보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양은 조만간 퇴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퇴원 후에는 부모와 떨어져 양육시설 등에서 보호받을 예정이다. A양은 “집에는 돌아가기 싫다”며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기사들과 SNS 등에서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네티즌은 “분노로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하늘이여...”라는 장탄식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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