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미제 ‘삼척 노파 살인사건’ 범인 밝혔지만... 15년 전에 숨져
16년 미제 ‘삼척 노파 살인사건’ 범인 밝혔지만... 15년 전에 숨져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0.05.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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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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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16년 동안 범인을 잡지 못해 장기 미제 살인사건으로 남아있던 ‘삼척 70대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마침내 밝혀졌다. 하지만 진범이 사건 발생 이후 8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처벌을 할 수 없게 됐다.

강원지방경찰청은 26일 지난 2004년 10월 2일 삼척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A(당시 25세)씨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004년 10월 2일 삼척시 근덕면에 살고 있던 70대 할머니가 자택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현장에서는 범인이 금품을 훔치려는 흔적은 있었지만, 도난당한 물품은 없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평소 피해자와 원한 관계에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10명 정도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이 중 범인을 특정할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 마을은 40가구 정도가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지만, 수사대상자는 3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9월 장기미제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전담팀을 광역당수사대 12명과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3명으로 확대 편성해 사건 기록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 채취한 담배꽁초와 피해자의 오른손 손톱에서 채취한 DNA 등 증거물과 37권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사건 발생 추정 시간대에 현장에서 임도로 약 1.7km 떨어진 7번 국도를 지나가던 차량을 얻어타고 간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했다. 그 결과 사건 발생 지역에 연고가 있고 지리에 밝으며, 절도 전력이 있는 A씨를 특정해 지문 감식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차량을 얻어 탄 남성이 A씨인 것을 확인하고 국과수로부터 현장 증거물로 확보한 DNA(피해자 손톱, 담배꽁초)와 A씨의 DNA도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가 나오면서 16년간 미궁에 빠졌던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냈다.

하지만 확인 결과 A씨는 범행 다음 해인 2005년 6월 17일 강원도 내 다른 지역에서 절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이다 이미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하거나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 등에 내려지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다.

경찰 관계자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피해자의 명복을 빌며 큰 아픔을 겪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피해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장기미제 살인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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