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움직임에 화학·정밀기계 업체 초비상
日 움직임에 화학·정밀기계 업체 초비상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9.07.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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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는 도레이 등 일본 3사 60% 차지
배터리 핵심부품 문제없어…수입선 다변화 대응
일본 공작기계ⓒ뉴시스
일본 공작기계ⓒ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가) 배제 결정이 코앞으로 가운데 화학·기계업체 등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통해 피해를 줄이겠다는 복안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 부품에 이어 공작기계 및 탄소섬유, 첨단소재 등이 2차 규제 대상으로 거론된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으로 전방위 수출 규제로 인한 일본의 피해는 적고 한국의 피해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공작기계는 자동차나 선박 등에 필요한 기계 부품을 만드는 정밀 장비로 제조업 전반에 널리 쓰인다.공작기계 완성품의 일본산 비중은 20~25% 수준으로 핵심적인 소프트웨어는 주로 일본에서 수입한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CNC(컴퓨터수치제어) 공작기계다. CNC는 컴퓨터를 통해 기계를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일본 기업 화낙이 독일 지멘스와 함께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NC 관련 수입 중 일본산 비중은 91%(2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9일 오후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총리관저에서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9일 오후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총리관저에서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공작기계 업계 관계자는 "독일 등 유럽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일본에 비해 20% 이상 비싸 가격 면에서 비용 부담이 크고 거래처에서 일본 제품을 선호한다"며 "특히 항공과 의료제품, 선박용 등 초고정밀 가공에서 일본 제품을 많이 쓰는데 전후방산업에서 새 제품에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작기계는 저렴한 게 1억원으로 설비투자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며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늦추는 경향도 감지된다"고 했다.

특히 금속 공작기계는 일본 의존도가 40%에 달한다. 이 기계를 주로 쓰는 곳은 중견·중소기업이라 대응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수소탱크 제조 등에 쓰이는 탄소섬유도상당수가 일본산이다. 도레이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는 등 데이진, 미쓰비시케미컬 등 일본 기업 3사가 전 세계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변화를 통한 대응이 가능해 당장 우려할 정도의 영향은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소경제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조달처를 바꾸게 되면 안정적인 양산을 위해 수개월가량 시험운전 등이 필요하다.

이밖에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부품은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지만, 그 외 소재는 일본에서 납품 받지 않으면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전지에 일본산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LG화학 등은 최악상황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에 나섰다.

다만 소재에 대한 국산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고 국내외에서 대체제가 다양해 실제 규제가 확대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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