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연내 발효...'87억 달러 중국 수출시장 열려'
FTA 연내 발효...'87억 달러 중국 수출시장 열려'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5.12.01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123rf
[주간시사매거진 = 남희영 기자] 30일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장벽이 허물어졌다. 한·중 FTA는 양국의 행정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공식 발효될 전망이다. 또한 이로 인해 발효 즉시 중국은 87억 달러의 시장을 우리나라에 개방, 한국 시장은 80억 달러 규모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교역국 중 유럽연합(EU), 중국, 미국 등 글로벌 3대 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10일 한·중 FTA와 함께 비준된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를 포함해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수도 모두 50개국을 넘어섰다.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재석의원 265명 중 찬성 196명, 반대 34명, 기권 35명으로 가결했다.

이로써 한·중 FTA는 2012년 5월 협상 개시 후 2년 6개월여 만에, 지난해 11월 10일 협상 최종 타결 후 1년여 만에, 지난 6월 1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식 서명 후 6개월여 만에 비준동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중국과의 FTA 비준을 통해 글로벌 3대 경제권과의 FTA를 완성하면서 글로벌 FTA 허브 지위를 확보하고 향후 지역 경제통합 과정에서 핵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의 5대 수입국 가운데 FTA를 체결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문호가 더욱 넓어져 일정 기간 선점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0조4,000억달러로 우리나라(1조4,000억 달러)의 7배가 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정부가 국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즉시 대 중국 수출품목 1,649개(교역액 730억 달러), 대 중국 수입품목 6,108개(교역액 418억 달러)의 관세가 사라진다. 이는 한-미 교역액(1,036억달러)을 넘어서는 규모다. 향후 20년간 개방이 모두 이뤄지면 품목수 기준 91%(7,428개), 수입액 기준 85%(1,417억 달러)의 관세가 철폐된다. 48시간 이내 통관, 700달러 이하는 원산지증명서 제출 면제 등 국내 수출·투자 기업의 비관세 장벽도 해소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문화·관광 교류 활성화,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도 큰 도움이 되면서 한·중 FTA 발효를 통해 10년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개방 수준은 품목수 기준 92.2%(1만1,272개), 수입액 기준 91.2%(736.4억 달러)로, 이미 발효된 한미 FTA 등 다른 FTA보다 낮은 편이다. 우리의 취약 산업인 농수산물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우선 제조업과 공산품이 큰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섬유와 의류는 한국의 보호 수준이 높고 중국에서 개방을 확대해 우리의 이익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화장품, 도료·안료, 계면활성제 등에서 흑자를 내는 화학산업도 유리하다. 한국의 개방 수준이 다소 높지만 전반적으로 양쪽 모두 개방을 확대해 대중 수출이 늘어나고 국제분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대체로 한국의 기술과 품질 경쟁력이 높은 기계 분야도 중국이 관세 조기철폐에 동의해 우리 기업이 수출 확대에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은 국제 유가 하락, 중국의 생산설비 확장 등으로 대중 수출 전망이 아직 불투명하지만 한국이 관세 대부분을 즉시 철폐하기로 했고 중국은 10~15년에 걸쳐 없앤다. 우리는 최대 수출 품목으로 9%에 이르는 항공유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해 큰 수혜가 예상된다. 한국이 큰 폭의 무역흑자를 보이는 석유화학제품은 우리나라가 관세 대부분을 즉시 또는 5년 내에 철폐하지만 중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파라크실렌, 폴리프로필렌, TPA 등 주력 품목을 철폐에서 제외했고 상당수 품목에 15년 장기 철폐를 도입했다.

반도체, 컴퓨터 주변 기기 등 이미 무관세 품목이 많은 전자 분야, 양국 모두 보호 수준이 높은 전기 분야 등은 영향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철강제품도 양국 관세가 비슷하고 관세철폐 수준도 유사해 세부 품목별 효과가 엇갈릴 전망이다. 저가 제품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이 FTA를 계기로 한국 투자를 확대해 공격적으로 나오면 우리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농가는 일부 밭작물과 김치 수입 증가, 조개류나 양식용 뱀장어 등에 대한 중국의 저가 공세로 상당한 피해를 예상하고 있으나 정부는 지난해 말 FTA 타결 당시 중국에서 수입하는 농축산물 가운데 60%(수입액 기준)를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했고 그 중 30%에 대해서는 관세 인하도 하지 않는 ‘양허 제외’ 지위를 얻어냈기 때문에 충분히 만회가 될 거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베트남 FTA, 한·뉴질랜드 FTA도 발효되면 향후 15년간 제조업 생산이 각각 연평균 4,600억원, 2,7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시사매거진 = 남희영 기자 / nhy@weeklysis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