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5일 만에 설치 가능한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2021-01-07     정상원 기자
KAIST(총장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이동형 음압병동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7일 “남택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해 사용할 수 있는 중증환자용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마치 레고 완구처럼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검사·영상의학·의료물품 공급·의무기록 관리와 환자 식사 제공 등 기존 병원 인프라와 함께 활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28일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해 오는 15일까지 일정으로 시범 운용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시뮬레이션 기간 중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음압병동은 면적 450㎡(136평)에 가로 15m, 세로 30m 크기로, 음압시설을 갖춘 중환자 돌봄용 전실과 4개의 음압병실, 간호사용 공간과 탈의실, 의료장비 보관실 및 의료진용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병실 모듈을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4일, 옮기고 설치하는 데는 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특히 전실과 병실로 구성된 MCM의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에서 15분 이내에 설치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밖에 기존 조립식 병동으로 증축할 경우와 비교할 때 약 8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감염병 사태 이후 보관이 어려운 기존 조립식 병동과는 다르게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군수품처럼 비축해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모듈화한 패키지는 항공 운송도 가능해 병동 전체를 수출하거나 제3세계에 지원할 수 있다.

엠시엠 음압병동 설계를 구상하고 카이스트 연구팀과 함께 이동형 감염병원 표준 운영 절차를 개발한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비상진료부장은 “환자와 의료진이 안전한 환경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설계·제작했다”며 “의료진 교육훈련센터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택진 교수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엠시엠 음압병동의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향후 케이-방역의 핵심 부품으로 추진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