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정대윤 기자]손목과 발목 등의 여러 관절에서 염증 및 관절변형이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체 인구 중 약 1%에서 나타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 오작동으로 인해 자신의 관절 조직을 공격하면서 지속적인 관절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오랜 기간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으로 거의 모든 관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작은 관절, 특히 손, 손목, 발, 발목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관절 파괴와 심각한 통증,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통증의 정도는 거의 암이 뼈에 전이된 것에 못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아픈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관절의 암’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만약 전신질환으로 진행된다면 관절의 염증뿐만 아니라 발열, 전신 쇠약, 체중 감소,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만일, 아침에 일어나서 주먹을 쥐기가 어렵고 이러한 증상이 오전 내내 이어지거나, 관절의 마디마디가 굉장히 퉁퉁 부어있다면 퇴행성관절염보다는 류마티스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환자가 스스로 이러한 증상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관절에 이상이 있을 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증상이 퇴행성관절염과 유사한 류마티스관절염...“둘은 기전부터가 전혀 다른 질환”
류마티스관절염은 나이가 들며 관절을 많이 써서 발생하게 되는 골관절염과 초기 증상이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간혹 퇴행성관절염으로 혼동하기도 하는데 둘은 기전부터가 전혀 다른 질환이다. 따라서 진통제만으로 치료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전혀 다른 기전의 약제를 사용해야만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증상을 살펴보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진다거나 손과 발 같은 작은 관절에 좌우 대칭적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또 손가락, 발가락, 팔꿈치, 어깨, 무릎 등의 관절이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등이 있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며 관절의 연골이 손상되고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증상을 보면, 오래 걷거나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통증이 느껴지는 관절 부위가 부었다가 가라앉거나, 밤이 되면 무릎이 욱신거리고 무릎에서 열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의 손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과 바른 생활 습관 등으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류마티스관절염과는 다른 점이다.
경상국립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민교 교수는 “진통제로 통증을 줄이는 것은 근본 치료가 되지 못하고 면역 반응을 억제해 주는 항류마티스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이는 흔히 쓰이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어서 임상경험이 많은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초기치료 중요한 류마티스관절염...“증상 나타나면 지체없이 병원 찾아야”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확실한 예방법이 없다. 다만 유전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의 소인이 있는 사람이 외부 자극을 받으면 인체 내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비정상적으로 공격해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흡연 및 치주염, 장관내 마이크로바이움이 중요한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며 이 외에 폐경이 된 여성이라면 갱년기 증상과 함께 관절에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해당 질환을 진단받는 일 또한 드물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김민교 교수는 “무릇 모든 병이 초기 치료가 중요하지만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진단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환자의 90% 이상에서 발생 2년 안에 관절 손상이 나타날 수 있고 만약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으로 번져 관절변형이나 심한 경우 조기 사망을 야기할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의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에는 먼저 손가락과 발가락 등의 작은 관절부터 통증이 시작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조조강직이라는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손가락 관절 마디가 붓고 뻣뻣해지는 강직 현상이 나타나고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중기에는 침범된 관절이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을 둘러싼 활막과 관절 피막 등이 두꺼워지면서 움직임이 점차 제한되며 관절변형이 생길 수 있다. 질환이 심각해질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의 신체 통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증상을 느낀다면 지체하지 않고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민교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모든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단일치료법은 없고 사실상 ‘완치’라는 말은 쓰기가 어렵다. 약물 치료 등으로 염증을 해소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는 있으나 완치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평상시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보통 사람과 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치료의 목표 역시 염증을 가라앉혀서 관절변형을 방지하고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상태를 유지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하는 류마티스관절염...“적극적으로 치료 받아야”
따라서 평소 이유 없이 관절이 붓거나 뻣뻣해진다면 한 번쯤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단순한 관절염으로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은 경우도 많다.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엑스레이,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 다양한 검사들을 실시한다. 그 후에 담당의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진단을 내리게 되면 치료를 진행한다. 약물치료나 운동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거듭 강조하지만 완치를 목표로 한다기보다는 관절변형을 방지하고 관절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관해”가 목표다.
김민교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와 관절변형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또 꾸준한 운동과 금연, 금주를 통해 건강을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며 “설혹 초기 치료가 늦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염증 발생 속도를 늦출 뿐 아니라 관절의 비가역적인 변형 및 파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민교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계속 치료해야 한다”며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 기간과 방법이 어려워지고 치료를 멈추면 2년 이내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관절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