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이 5.18민주화운동 주인공?...보훈처 게시물에 비판 봇물
계엄군이 5.18민주화운동 주인공?...보훈처 게시물에 비판 봇물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3.05.1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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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의미 왜곡’ 비판 쇄도

 

[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국가보훈처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SNS에 올린 웹 포스터 형태의 게시물이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보훈처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국가보훈처는 18일 0시 트위터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오월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면서 이미지 홍보물을 첨부해 올렸다.

문제가 된 것은 사진의 시점이었다. 보훈처가 올린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이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은 계엄군의 시선에서 민주화운동에 나선 광주 시민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진이었다. 이러다 보니 마치 해당 문구의 주인공이 마치 군인들인 것 같은 이미지에 시민들이 들고 있는 플랜카드 속 시민들의 메시지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국가보훈처가 앞장서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왜곡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계엄군이 민주화운동을 한 것처럼 사진을 썼다” “가해자의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민주화정신이면 군인정신이란 것인가” “5·18을 욕보이는 사진이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게시물을 올리며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이미지로 우리가 봐야 하느냐"며 "이런 사진을 5.18 기념 이미지로 승인하는 장관 후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의 자질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의 앞뒤가 바뀌어야 맞다. 누구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나. 앞에서는 계승을 말하고 뒤에서는 자꾸 관행적인 시선이 튀어나오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보훈처는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같은 글에 '전남도청 앞 광장에 모여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연 시민들'이라는 다른 사진을 붙여 다시 게시했다.

이날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은 국가보훈처 주최로 진행됐다. 보훈처는 오는 6월5일부터 국가보훈부로 승격된다.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민식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2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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