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사건’ 서훈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은폐 생각도 안해”
‘서해 피격 사건’ 서훈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은폐 생각도 안해”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3.01.2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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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전 장관측도 “삭제 지시한 적 없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2.10.27. ⓒ뉴시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2.10.27.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은폐하고 왜곡한 혐의를 받아 기소된 전 정부 안보라인 고위 인사들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박정길)는 20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직접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혐의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정식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직접 출석 의무는 없다.

서 전 실장 변호인은 "공식 발표 때까지 보안조치는 있었지만 은폐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며 "월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을 뿐 없는 사실을 만들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서 전 장관 측도 "감청자료 등을 토대로 망인의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부분을 기재한 것뿐이며, 월북은 밝혀지지 않았고 밝혀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 전 실장은 2020년 9월22일 해양수산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됐다는 첩보가 확인된 후 23일 오전 1시쯤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합참 관계자들 및 해경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날 피격 사망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에게 실종 상태에서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도 있다. 피격 사망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 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몰아가도록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보고서나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박 전 원장은 서 전 실장의 '보안 유지'에 동조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첩보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로 기소됐다. 서 전 장관 역시 국방부 직원 등에게 관련 첩보를 삭제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피고인 측은 검찰이 방대한 증거를 일괄적으로 제출해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 측은 "검찰이 다른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를 전부 묶어서 제출해서 양이 6만 쪽이나 된다"며 "각 피고인과 관계되는 증거를 특정해 분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검토하기 위해 27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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