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지난해 인천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부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가장인 40대 남성도 입원 중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께 인천시 서구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40대 A씨가 숨졌다. A씨는 지난달 8일 의식 없이 자가 호흡만 가능한 상태로 해당 요양병원으로 옮겨져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아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시신 부검 결과 "폐렴 증상이 의심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와 그의 아내 B씨는 지난해 11월 25일 인천시 서구 한 빌라에서 고등학생 아들 2명과 함께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을 때 일가족은 모두 안방에 누워있었다. 당시 C군 형제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와 B씨는 119 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당시 아들인 C군이 다니던 고등학교 교사는 당일 현장 실습에 C군이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간 뒤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족이 살던 빌라 안에서는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으나 A씨 부부가 평소 특정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현재 A씨와 다른 요양병원에서 계속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사망한 데다 아내 B씨는 오랫동안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수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A씨 부검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인 B씨의 건강 상태를 지켜보며 수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