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작은아들은 범행 목격해서 살해”
‘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작은아들은 범행 목격해서 살해”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2.10.2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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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편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편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경기도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가장의 계획적인 범행의 전모가 밝혀졌다. 숨진 아내는 먼저 흉기에 찔린 큰아들을 지키려다가 변을 당했고 당초 범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작은아들은 범행 현장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살해됐다.

광명경찰서는 아내와 10대인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한 40대 A씨에 대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8시 10분∼8시 20분 사이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 B씨와 아들인 중학생 C군 및 초등학생 D군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MBC에 따르면 사건 직전 A씨는 아내 B씨에게 돈을 주겠다고 유인한 뒤 B씨가 잠깐 나간 틈을 타 큰아들을 살해했다. B씨는 아파트 1층에 내려갔다가 남편이 없자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가 남편으로부터 흉기 등으로 공격당하는 큰아들을 발견했다. B씨는 신발도 벗지 못하고 거실로 달려가 아들을 감싸안다가 남편에게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는 이 같은 정황을 보여주듯, 거실 한가운데에서 B 씨의 운동화가 발견됐다.

A씨는 CCTV 사각지대인 아파트 1층 뒤편 계단 쪽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뒤 15층 집까지 걸어 올라가 큰아들 C군을 살해하고 이를 제지한 아내와 범행 장면을 목격한 작은 아들까지 차례로 흉기로 살해한 뒤 바닥의 범행 흔적을 지우고, 아파트 CCTV를 피해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를 버리며 은폐를 시도했다.

작은아들은 당초 범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A씨가 돌연 마음을 바꾼 건 작은아들이 범행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후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애니메이션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당황한 척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있다"고119에 신고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1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던 A 씨는 최근 들어 B 씨와 자주 다퉜고, 이혼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 이혼 문제로 대화하다 큰아들이 아빠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한 말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애초 "알리바이를 댈 수 있다"고 항변하던 A씨는 증거물이 발견되자 "사흘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A 씨에 대한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가족 간 살인 범죄인 만큼 살아 있는 다른 가족들에게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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