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韓 ‘정상회담 일방 발표’에 “그렇다면 만나지 말자”
日 기시다, 韓 ‘정상회담 일방 발표’에 “그렇다면 만나지 말자”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2.09.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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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日정부 관계자 인용 “기시다, 강한 불쾌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ap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ap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에 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1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만나지 말자"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 대통령실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N(국제연합)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기시다 총리의 이런 반응은 한국 측의 정상회담 발표가 일본 측보다 앞서 나갔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은 통상 개최가 확정되면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게 외교 관례다.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시다 총리가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와 관련해 “언론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복수의 일본 외무성 간부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나더라도 단시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하지만 양국 정부의 온도차가 두드러져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일본 정부는 전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이 제시하는 것이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양국의 온도차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이 어떤 형식으로든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한국이 일본과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회담이 결렬될 경우 그 책임은 일본이 질 수밖에 없다. 진전 가능성을 보였던 한·일 관계를 다시 냉각시켰다는 비난을 받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일본이 회담을 전격 취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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