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이돈’의 귀환?... 서울시, 수방.치수 예산 896억원 삭감했다.
‘오세이돈’의 귀환?... 서울시, 수방.치수 예산 896억원 삭감했다.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2.08.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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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대책 및 빗물관리 관련 예산 지난해보다 총 896억원 깎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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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중부지방을 강타한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시가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을 900억원가량 삭감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 서울시가 관련 예산을 대폭 깎으면서 '예견된 피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시의 '2022년 예산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수방 및 치수 분야에 4202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2021년 5099억원보다 약 896억원(17.6%) 줄어든 액수다. 치수·하천관리가 1517억원에서 1088억원으로, 하수시설 관리가 3581억원에서 3114억원으로 각각 429억원, 467억원씩 줄었다.

2012년 4317억 원이었던 수방 및 치수 예산은 2013년 4369억 원, 2014년 4368억 원, 2015년 4642억 원으로 점차 증가해 2019년에는 6168억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5341억 원을 기록한 2020년부터 감소했고 2021년에는 5099억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를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2011년~2020년) 시절에 늘어난 수방 및 치수 예산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해당 예산을 삭감하면서 이런 폭우 대비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부항목을 보면 노후수문 개량 및 빗물펌프장 시설 보강 등 수방대책 사업 예산이 208억원에서 176억원으로 32억원 줄었다. 빗물관리시설 확충은 31억원에서 19억원으로 12억원 삭감됐다. 하천복원 및 정비사업 역시 745억원에서 399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347억원이 깎였다.

서울시는 최근 안전등급 D등급 이하인 노후·불량 하수시설물 정비에 567억원을 배정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번 폭우 피해를 막기에는 때늦은 조치였다.

오 시장은 2011년에도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도 수해방지예산 축소 논란이 있었다. 당시에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환경단체들은 “서울시 치수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다”면서 오세훈 시장이 수해방지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하수도 특별회계, 재난관리 기금을 합치면 오히려 증가했다고 맞서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역대급 물난리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세이돈이 돌아왔다” 등의 글이 올라오며 오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세이돈은 오세훈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합성어로 오 시장의 수방 정책을 비꼬는 표현이다. 이런 말이 나온 이유는 오 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으로 재직했을 때도 광화문 광장과 강남역 일대가 침수됐고,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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