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3.9%, 한달 새 0.6%p 상승...10년2개월만에 최고치
기대인플레 3.9%, 한달 새 0.6%p 상승...10년2개월만에 최고치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2.06.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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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6월 소비자동향조사...전달보다 0.6% 올라 상승폭 역대 최대 기록
2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2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일반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 달 사이 0.6%포인트나 뛰면서 4%에 바짝 다가섰다. 소비자가 1년간 체감한 물가 상승률과 금리수준전망지수도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금리 상승과 주택 거래 부진 등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의 경우 13포인트 급락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3.3%)보다 0.6%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 폭으로 보면 2008년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대해 "현재의 물가 흐름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제 식량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도 크고, 개인서비스나 외식 등 생활물가와 체감물가가 높은 점도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9%를 넘어 4%대를 기록한 적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7월에서 2009년 7월과 경기 회복과정에서 일본 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친 2011년 3월부터 1년간이다.

황 팀장은 “하지만 0.6%포인트 상승 속도는 과거보다 빠르다고 생각된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미국 빅 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등 관련 뉴스를 예전보다 많이 접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4.0%)도 한 달 만에 0.6%포인트 급등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다만 이 조사는 2013년부터 시작돼 시계열이 짧아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9)도 역대 기록을 세웠다. 전달(146)보다 3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따라서 지수가 5월(146)보다 3포인트 높아진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주택가격전망지수(98)는 한 달 사이 13포인트 떨어졌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도 우려된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황 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며 "다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매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가 받쳐준다면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유류세 인하 등 물가 대책도 체감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이달 13∼20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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