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작은 구멍 두 개로 수술하는 ‘양방향 척추내시경술’
허리에 작은 구멍 두 개로 수술하는 ‘양방향 척추내시경술’
  • 정대윤 기자
  • 승인 2022.03.0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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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수술법 단점 보완… 부분마취로 고령자 ∙ 만성질환자도 안심

[주간시사매거진=정대윤 기자]허리통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 90%가 평생에 한번 이상 허리통증으로 의사를 만나게 된다고 한다. 그만큼 흔하기도 하고, 막상 본인에게 발생하면 매우 불편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까지 한 증상이어서 평소에도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중증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의 경우,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척추수술이라고 하면, 흔히 절개법을 많이 떠올리지만, 최근엔 내시경술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 구멍을 두 개 뚫는 ‘양방향척추내시경술(BESS)’이 최근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술식으로, 본 수술법을 초기부터 선도적으로 도입해 발전시켜온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병원장은 그래서 이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허리디스크’는 저절로 회복되기도… 5%는 수술치료

대표적인 허리질환인 허리디스크의 주된 증상은 요통과 방사통이다. 통증이 퍼진다고 해서 방사통이라고 불리는데, 허리를 중심으로 엉치까지 광범위하게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무릎 밑 발가락 끝까지 방사되는 방사통도 있다. 치료는 초기엔 안정을 취하거나 약물치료, 보조기, 경막 외 부신 피질 호르몬 치료 등의 다양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하지 마비, 말초신경 증상, 근력 부족, 보행 장애가 심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이에 최일헌 병원장은 “허리 질환의 95%는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 좋아진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탈출한 디스크가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그래서 3개월 간은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결국 5% 정도는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술로는 통증 해결이 힘든 중증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의 경우, 과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하려고 해도 기존 내시경술은 의사의 시야확보가 어려워서 일부 디스크 질환에서만 적용이 가능했다. 반면 수술 시야가 넓은 절개 수술은 조직 손상의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병원장]프로필-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척추센터 전임의-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외래교수-경희대학교 의과대학 ∙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의학석사-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임상강사-대한정형외과 학회 정회원-대한척추외과 학회 정회원-대한최소침습 척추수술 연구회 회원-대한류마티스학회 정회원-Cervical Spine Research Society 준회원-EuroSpine 회원-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회원-2017년, 2022년 대한민국 100대 명의 선정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병원장]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척추센터 전임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외래교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의학석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임상강사, -대한정형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척추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최소침습 척추수술 연구회 회원, -대한류마티스학회 정회원, -Cervical Spine Research Society 준회원, -EuroSpine 회원,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회원, -2017년, 2022년 대한민국 100대 명의 선정

 

최일헌 병원장은 “양방향척추내시경술은 두 수술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두 개 구멍 중 한쪽은 내시경을, 다른 한쪽은 수술기구를 삽입하기 때문에 우선 시야도 넓고, 수술기구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같은 다양한 척추질환 수술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엔 경추, 흉추, 요추 전반에 걸쳐 시행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개 수술과 시술의 단점이 보완된 ‘양방향척추내시경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부터 유독 척추 환자들은 수술을 권유 받은 경우에도 주사나 진통제로 버티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환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진에 대한 믿음이 점점 사라져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뒤늦게 수술을 받아도 잔존 증상이 남을 수 있다.

이런 고민이 있는 분들을 위해 절개 수술과 시술의 단점이 보완된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모든 경우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경험 있는 의료진과 상의해 본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점점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두개의 작은 내시경을 삽입하기 위한 5mm 가량의 최소한의 구멍을 통해 척추 수술이 진행된다. 시술시간은 약 30분 내외, 입원기간도 2일 정도로 짧다.

기존의 현미경 수술의 4~5배율보다 8~10배율의 내시경으로 진행되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시야확보가 좋아 신경이 선명하게 잘 보이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은 것이 이 수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허리 수술에 있어서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며,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수술 끝나고 6시간 정도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화되는 퇴행성 질환의 경우는 보존요법이나 비수술 치료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다리의 감각이상이나 배뇨장애가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수술은 대부분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절개부위에 흉터가 남아 고령의 환자, 고혈압, 당뇨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수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찔러서 치료하는 의미의 경피적 시술이므로 비수술에 가까우면서도, 결과는 절개가 필요한 현미경 수술처럼 신경을 누르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래서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고령이나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 여러가지 비수술적 치료에 효과가 적었던 환자, 기존 절개수술이 두려워서 수술을 미뤘던 환자 등에게 고려될 수 있는 기존 수술법의 많은 단점들이 개선된 수술법이다.

다만, 척추 불안정성이 있으면서 여러 부위가 협착돼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로는 치료의 한계가 있어, 나사못 고정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척추 불안정성이 있으면 나사못 고정수술이 필요하지만, 허리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로 다리 저림 등의 통증 개선은 가능하다.

환자에겐 장점 많지만 어려운 술식, 집도의 경험이 중요

현재의 양방향척추내시경술은 분명 장점이 많은 술식이지만, 척추 부위의 내시경 수술은 다른 부위보다 상당히 까다롭다. 이유는 척추 주변에 신경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경추는 요추보다 수술 난도가 높아 집도의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5mm 가량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움직이며 주변 조직의 손상 없이 환부를 치료해야 하는 수술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다. 반드시 오랜 연구와 임상경험이 뒤따라야 한다. 양손을 이용해 내시경을 다루는 스킬부터 경험의 차이가 드러난다. 내시경 수술 뿐아니라 척추 수술 전반을 아우르는 충분한 경험이 없다면 아무리 장점이 많은 내시경 술식이라도 수술 예후는 달라질 수 있다.

최일헌 병원장은 양방향척추내시경술의 도입 초기부터 선도적으로 연구를 이끌면서 다양한 임상 사례를 경험했다. 그래서 현재도 해당 수술법을 도입하려는 병원이나 후배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참관이 이어진다.

최일헌 병원장은 “양방향척추내시경술을 환자들에게 적용해보니, 부작용이 적고 재수술률이 1~2% 수준이었다. 절개 부위가 크면 정상 조직도 함께 절개를 해야 하는데, 그럴 때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이나 회복이 느린 문제들이 양방향척추내시경술로 상당부분 해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척추 수술로 원인을 제거했다는 것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지금 통증을 일으키는 문제를 제거한 것 뿐이라고 봐야한다. 원인을 유발시키는 생활습관 등을 관리하지 않으면 수술 부위가 재발할 수도 있고,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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