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표차로 당선된 스웨덴 첫 여성총리, 취임 후 바로 사임...왜?
단 1표차로 당선된 스웨덴 첫 여성총리, 취임 후 바로 사임...왜?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11.25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우예산 통과에 연정붕괴한 탓…다시 도전 예정
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스웨덴의 첫 여성총리 당선자가 의회 총리 취임 승인 투표 후 몇 시간 만에 물러났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4) 총리 당선자는 24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자신이 주도한 예산안이 부결되고 그 여파로 연정 파트너가 연정 탈퇴를 선언하자 사표를 제출했다고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사회민주당 출신인 안데르손 당선자는 마라톤협상 끝에 연금인상을 양보하는 대가로 ‘좌파당’을 연정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불과 몇 시간 전에 의회에서 총리에 당선됐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26일 정식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었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총리 선출 표결 직후 스웨덴에서 여성 투표권이 인정되고 100년 만에 찾아온 “특별한 날”이라고 자축하기도 했다.

앞서 안데르손은 단 1표 차로 극적으로 총리에 선출됐다. 전체 의원 349명 중 안데르손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174명이었고 찬성은 117명, 기권 57으로 동수가 됐다. 한 명은 표결에 불참 ‘총리 탈락 기준’인 과반(175명)에서 1명 모자랐다. 스웨덴 법률에는 의원 다수가 반대하지 않으면, 즉 한 표라도 반대가 많지 않으면 총리로 선출된다는 규정이 있어 그는 의원들 전원의 기립 박수 속에 총리에 선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안데르손 당선자의 양보에 불만을 품은 ‘중앙당’이 안데르손 당선자의 예산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안데르손 총리의 예산안 대신 야당인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과 극우 ‘스웨덴 민주당’이 제출한 예산안이 통과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이를 받아들이려 했지만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이 “극우세력의 예산안으로 정부를 운영할 수 없다”며 연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연정의 한쪽이 그만 두면 연정은 사임해야 한다는 헌법 관행이 있다. 난 정당성이 의심되는 정부를 이끌고 싶지 않다”면서 물러났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취약한 연정을 붙들어 안고 총리직에 연연하는 것보다 사임이란 승부수를 던져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다시 받아 새로운 정부 구성을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웨덴의 일간지 <다겐스 니헤터>는 녹색당이 새로운 총리 선거에서 또 안데르손 당선자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이번 사건이 안데르손 총리에 유리한 결말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