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신임 총리 집권 이후 실시된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지난달 4일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10월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지역구(소선거구) 289석, 비례대표 176석 등 전체 465석 가운데 261석을 가져갔다. 기존 의석수인 276석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예상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8월 한 유력 주간지 조사에선 자민당이 과반(233석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최근 주요 일간지 조사에서도 과반 확보가 불확실할 것이란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헌민주당을 포함해 5개 주요 야당은 전국 289개 지역구의 75%인 217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일화에 참가한 5개 야당이 확보한 의석은 직전 중의원 해산 시점의 131석에서 오히려 121석으로 10석 줄었다.
반면 단일화에 동참하지 않고 제3세력을 표방한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기존(11석)의 4배에 육박하는 41석을 확보했다. 자민당의 감소한 의석과 다른 야당의 의석을 흡수한 양상이다.
이에 새롭게 출범한 기시다 내각이 일단은 일본 유권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향후 기시다 총리와 내각의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이전부터 자민당에 대한 불만이 있음에도 또 다시 과반에 성공한 것을 두고, 일본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당에 대한 불만보다 야당에 대한 불신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약 3년여 간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으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사실상 민심을 잃었고, 그로 인해 일본 유권자들이 수십년 동안 일본 정부를 구성했던 자민당을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지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다시 승리하면서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일본의 대외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