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손가락 욕하고 쌍XX”...현직 고교 교사 ‘분노일지’ 공분
“학생이 손가락 욕하고 쌍XX”...현직 고교 교사 ‘분노일지’ 공분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10.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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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줄수록 얕봐" 교권 침해 호소...최근 3년간 교권 침해 5천 건 넘어
사진=뉴시스(기사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뉴시스(기사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자신이 겪은 교권 추락 사례에 대한 글을 올려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이 5천 건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학교에서 겪은 분노일지’라는 글이 게시됐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내가 나이도 어리고 여자고 키도 작아서 (학생들한테) 무시를 당하는 것을 감안하고 쓴다”며 글을 올렸다.

A씨는 먼저 학생들이 양손으로 하는 손가락 욕인 ‘쌍XX’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이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만져서 뺏으려고 했는데 아이가 반항하면서 내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다”며 “원래 교칙 상 휴대전화를 걷는데 아이가 안 낸 거다. 수업시간에 걷고, 쉬는 시간에 다시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수업 중에 발표를 시키는데 학생이 ‘XX 뭐래냐’라고 욕했다”며 “무슨 말만 하면 학생들이 ‘아, 어쩌라고요’라고 반항하거나, 혼내려고 하면 ‘영상 찍겠다’고 난리를 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A씨는 “전달 사항을 말했는데, 어떤 아이가 내 면전에 대고 옆자리 짝꿍에게 ‘담임이 뭐래?’라고 물어봤다”며 “‘뭐라고 하셨어?’도 아니고, 내가 없을 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A 씨는 특히 "진심을 전달해보려고 직접 쓴 편지를 복사해서 돌렸는데 (편지가) 버려진 걸 발견했다"며 "이 이후로 아이들에게 남아있던 정이 다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물론 예쁜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힘들게 하는 아이들 때문에 번 아웃이 와서 예쁜 아이들에게 사랑 줄 힘이 없다”며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신규로 갓 부임해서 열정도 넘쳤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려고 했으나 힘들게 하는 아이들은 내가 잘해줄수록 얕봤다. 한 번 얕보이니 계속 무시 및 조롱당했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선생님도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우울증 비율 높은 직업 중 하나가 교사더라. 힘내시라”, “교사도 극한직업이다”,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을 저지할 수단이 없어지긴 한 듯" 등 응원과 공감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활동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은 모두 5,76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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