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구속 갈림길…檢 "배임·뇌물" vs 변호인단 "허위 녹취" 공방 예고
김만배 구속 갈림길…檢 "배임·뇌물" vs 변호인단 "허위 녹취" 공방 예고
  • 정대윤 기자
  • 승인 2021.10.14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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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오늘 구속심사…결과는 밤늦게 나올 듯
유동규와 배임 공범·750억원대 뇌물 등 혐의
김씨 측 "녹취록 허위" "피의자 방어권 침해"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주간시사매거진=정대윤 기자]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 여부가 14일 결정된다.

법조계에선 앞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김씨까지 구속될 경우, 정관계 로비 의혹 등으로 수사가 뻗어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김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문 부장판사는 김씨와 검찰 측 입장을 각각 듣고 기록과 자료 등을 검토한 뒤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양측이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씨의 구속 여부는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김씨를 지난 11일 한 차례 소환해 조사한 뒤 이튿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 또는 관여한 인물들로부터 사업에 특혜를 받고 대가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김씨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1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특가법상 배임)의 공범이라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보다 적은 배당수익을 올려 손해를 입었는데, 이 과정에서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줘 화천대유에 유리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검찰은 특히 김씨가 개발 사업에서 특혜를 제공받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5억원을 건네고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조사 내용은 뇌물공여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무소속 곽상도(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퇴직금 등의 명분으로 50억원을 받은 것도 김씨가 사업상 특혜를 얻기 위해 건넨 뇌물로 봤다. 검찰은 곽 의원이 과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일 당시 문화재청에 외압을 행사해 문화재 발굴 사업과 관련, 화천대유의 사업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렸다고 주장하는 473억원 중 사용된 곳이 불분명한 55억원이 이 뇌물로 쓰였다고 보고 횡령 혐의도 적용했다.

반면 김씨 측은 동업자 중 한 명으로 사업비 정산 다툼 중에 있는 정영학(천화동인5호 소유주) 회계사가 왜곡하고 의도해 만든 녹취록이 영장 청구의 주된 근거가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녹취록을 두고 여기에 담긴 자신의 발언은 '상대방이 녹음하는 걸 알고 일부러 과장되게 말한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김씨 측은 또 검찰이 녹취록을 들려주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법률상 보장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고, 이를 구속심사에서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다면 김씨 혐의가 일정부분 소명됐다고 판단한 셈이고, 이 경우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 등 정관계 로비 의혹을 향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언급되는 정·관계 인사들이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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