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실소유주' 규명 과제...'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도 불가피
檢 '실소유주' 규명 과제...'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도 불가피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1.10.12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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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14시간 조사한 檢...김·유동규·정영학 키맨들 '엇갈린 진술'
金 "천화동인1호, 의심여지 없이 내 것"...'그분' 의혹 등 전면 반박
로비의혹·이재명 변호사비 지불 의혹에도 "터무니 없는 유언비어"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 검찰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불거진 각종 의혹들을 규명하기 위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소환조사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전날 김씨를 뇌물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씨는 전날 오전 9시48분께 검찰청 청사에 도착해 약 5분 간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한 뒤 청사로 들어갔고, 이날 오전 0시27분께 청사 밖으로 나왔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화천대유 의혹 전반을 조사했다. 대표적인 의혹은 일명 '50억 클럽', 녹취록에 등장하는 '350억 실탄'이라는 표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약정해줬다는 주장 등이다.

◆천화동인1호는 누구 것...金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는 나"

조사를 마친 뒤 다시 취재진과 만난 김씨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1호과 관련해 '그분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는 녹취록 등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의심의 여지 없이 화천대유 것"이라며 "화천대유는 내 개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이 정도 수익을 예상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가 갑작스럽게 뛰었고, 저희가 예상하지 못한 수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이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라고 여러번 말했다' 는 내용의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에 대해서는 "유동규가 (천화동인 1호) 주인이라고 하면 저한테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민용에게 돈을 빌렸겠느냐"고 답했다.

김씨는 또 정 변호사 자술서와 정 회계사 녹취록 내용이 상당히 겹친다며 왜 두 사람은 그렇게 주장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주장하는 사람 마음"이라고 말했다.

◆녹취록 등장하는 "실탄 350억원"…정관계 로비 의심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녹취록에는 '실탄 350억원'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시의원에게 20억원을 전달했고, "실탄은 350억원이 있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350억원이 정관계 로비에 사용할 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교롭게 성남시의회 관계자들에게 50억원을 지급하고 나면 50억 클럽에 지급하게 되는 금액과 일치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씨 측은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의 입·출구를 규명하면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로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지급한 적이 없고, 향후 지급할 계획도 없다는 것이다. 녹취가 이뤄지는 것을 알고 허위사실을 말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가 화천대유로부터 473억원을 빌렸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473억원 가운데 실탄으로 언급된 350억원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이에 김씨는 대여금 473억원에 대한 질문에는 "초기 운영비나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했다"고 답했다.

◆"유동규에 700억원 지급 약속"…金 "정영학과 진실된 대화 해본 적 없다"

김씨에게는 개발 이익의 25%에 해당하는 약 700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유 전 본부장이 김씨로부터 개발이익을 받기로 약속받고,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것이 골자다.

김씨는 앞서 입장문을 내고 유 전 본부장에게 5억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1억은 현금, 4억은 수표로 전달했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부인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의혹 내용이 담긴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과 관련해 "정영학과 한번도 진실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녹취가) 민사 소송의 증거로 사용될 줄 알았지, 이렇게 형사적, 정치적으로 이용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가 구속됐던 사건도 언급하며 그를 신뢰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곽상도 아들 50억원→법조계 고위인사들 '50억 클럽' 논란

화천대유가 정관계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50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이 일명 '50억원 클럽'의 핵심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50억 클럽에 포함됐다는 의혹의 6명의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 포토라인 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검찰 포토라인 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화천대유와 당사자들은 박 의원이 명단을 공개하자 입을 모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 중에 김 전 총장은 '박 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조사과정에서 김씨 측은 관련 의혹들을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회계사의 녹취록 신빙성을 깨뜨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씨는 '50억 클럽' 등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정 회계사가 오히려 먼저 여러명에게 수십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그 내용은 없다면서 그의 '악의적 편집'이 입증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보인다.
   
◆대장동 개발수익 8000억원…"초과이익환수 조항 쟁점"

대장동 개발로 분양 수익과 배당금은 현재까지 총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반해 '대장동팀'이 투자한 것은 총 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현재까지 배당된 금액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100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이같은 수익이 가능할 수 있었던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빠진 경위와 위법성을 규명하는 것이 검찰 수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부분은 김씨가 아닌 유 전 본부장 측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을 통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수사가 '윗선'을 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성남시장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다.

한편 김씨는 화천대유 자금이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사비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이고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이 후보가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도,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변호사 비용 지출에 따른 감소로 볼 만한 감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앞서 친문성향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 7일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이 지사를 담당했던 법조인들과 상장 기업 S사와의 관계를 들며 의혹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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