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앞에서 묻지마 폭행 당한 태권도 관장...“이 악물고 참았다”
아이들 앞에서 묻지마 폭행 당한 태권도 관장...“이 악물고 참았다”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9.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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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 이성 잃고 공격하려고 했다가 참아...학부모들 “(참기를) 잘했다”며 응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부산의 한 태권도 관장이 원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술에 취한 한 행인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관장 A씨는 마주 상대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폭행을 참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태권도장 운영하는 관장입니다. 아이들 보는 앞에서 묻지마 폭행을’이라는 제목의 글과 당시 상황이 녹화된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이 첨부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쓴 태권도 관장 A씨는 전날 오후 4시 10분쯤 태권도 수업을 마친 후 하원을 위해 아이들을 차량에 태운 직후 한 남성이 “네가 선생이냐? 관장이냐?”며 삿대질을 하며 다가와 주먹으로 A씨의 뒤통수를 때렸다고 전했다.

A씨는 이 남성이 아이들에게도 위협을 가할 것이 우려돼 곧바로 차에서 내려 운전석 문을 닫고 상대 남성을 밀치며 방어했다. A씨가 “누구신데 절 때리냐” “절 아시느냐”고 묻자 이 남성은 아랑곳 않고 A씨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했다. 영상에는 A씨가 가해자를 때리지 않고 이 남성을 제압하기 위해 몸을 붙잡는 모습 등이 담겼다.

A씨는 “이런 게 묻지마 폭행이구나 생각했다”며 "저도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상대를 공격하고 싶었지만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것 같아 화는 났지만 입술 꾹 깨물며 참았다"고 밝혔다. 다만, “만약 차량에 타고 있던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려 했다면 저도 그땐 당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차량에 타고 있던 아이들 뿐 아니라 다음 수업을 위해 등원하던 아이들, 동네 주민 등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해 상황이 마무리 됐다. 이날 폭행으로 A씨는 얼굴 타박상과 입안이 찢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 얼굴 구타로 두통 증상과 정신적 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겼다"면서도 "'우리 관장님은 왜 안 때리냐'며 울먹였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여러 학부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며 “정말 많은 응원과 ‘잘하셨다’는 답장을 받아 ‘내가 잘한 일이구나’ 하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A씨를 폭행한 가해 남성은 경찰에 입건돼 조사 후 귀가조치 됐다. 오늘 A씨는 30일 오후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너무 이슈가 되고 있다"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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