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눈 빼고 다 가려라” 탈레반, 여대생에 니캅 착용 명령
“여대생, 눈 빼고 다 가려라” 탈레반, 여대생에 니캅 착용 명령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9.06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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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들에게 '아바야'·'니캅' 착용 명령...여학생은 여성 교원에게만 수업 받아야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정권하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언론과 여성에 대한 탈레반의 정책은 이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ap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정권하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언론과 여성에 대한 탈레반의 정책은 이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ap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이슬람 율법 틀 안에서 여성을 존중하겠다”며 여성의 교육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대생들에게 눈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는 옷을 입고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등 여대생의 복장과 수업 방식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탈레반 교육당국은 아프간 사립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에 대해 ‘아바야를 입고 니캅을 착용하라’고 명령했다.

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의 긴 통옷이다. 니캅은 눈을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을 말한다.

또 아프간 여대생들은 원칙적으로 여성 교원에게 교육을 받도록 했다. 여성 교원 확보가 어려울 경우에는 교단에 섰던 경력이 있는 노인 남성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탈레반은 수업도 성별로 구분해 진행하도록 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커튼을 쳐 남·여학생을 구분하도록 했다.

또한 여학생들은 수업 후 남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교실에 머물러야 하며,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출입구를 이용하도록 명령했다.

이 같은 법령은 탈레반의 첫 통치가 끝났던 2001년 이후 급증한 사립대학들에 적용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 교수는 APF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발표한 내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계획이다. 우리는 충분한 여성 교원이나 교실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여성들이 학교나 대학에 가도록 허용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지난 4일 아프간 카불에서 여대생 등이 여성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며, 이를 해산시키기 위해 수십명의 탈레반 특수부대가 공중에 경고사격을 하거나 최루가스를 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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