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실종’ 90대 치매 할머니...곁 지킨 ‘백구’ 덕에 40시간 만에 구조
‘빗속 실종’ 90대 치매 할머니...곁 지킨 ‘백구’ 덕에 40시간 만에 구조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9.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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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 실종된 90대 할머니 지킨 반려견...탈진한 할머니 곁에서 체온 유지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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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치매를 앓고 있는 90대 할머니가 빗속에 실종된 지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가운데, 반려견 '백구'가 40시간 동안 할머니 곁에서 체온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충남 홍성군과 TJB 대전방송에 따르면 지난 25일 새벽 반려견과 함께 집을 나선 김모(93) 할머니가 실종됐다. 인근 축사 폐쇄회로 CCTV에 마을을 벗어나는 상황이 포착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할머니는 40시간이 지난 후 실종 지점으로부터 2km 떨어진 농로에서 구조됐다. 실종 당시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한 데다 비까지 내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체온이 떨어지고 탈진 상태인 할머니를 구한 것은 반려견 백구였다. 발견 당시 백구는 할머니의 몸을 비비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실종 직후 경찰과 방범대,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합동 수색대가 마을 인근을 수색했지만 할머니를 찾는 데 실패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다 할머니가 고령에 지병까지 앓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안 좋았다.

이에 경찰은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이용해 다시 수색에 나섰다. 결국 실종 40시간 만에 기력이 다한 할머니를 대신해 백구의 생체신호가 탐지되면서 할머니를 구조할 수 있었다. 주인 곁을 떠나지 않은 반려견 덕분에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빗속에서 90대 어르신이 40여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반려견이 그 곁을 떠나지 않은 덕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구는 3년 전 큰 개에 물려 사경을 헤매다 할머니의 가족이 구해주면서 식구가 됐다. 백구 이전에 키우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 상심이 컸던 김 할머니도 백구를 만난 뒤 기력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씨와 백구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둘도 없는 사이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할머니의 딸은 TJB와 인터뷰에서 "얘가 그때 자기를 구해준 은혜를 갚는 건가 싶다"며 “고기도 사다 주고, 더 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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