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철군은 옳은 결정...국익 없는 전쟁 실수 반복 안돼”
바이든 “아프간 철군은 옳은 결정...국익 없는 전쟁 실수 반복 안돼”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8.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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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정 전적으로 지지...탈레반 점령, 예상보다 빨리 전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에 대해 "미군은 아프간이 스스로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싸우거나 희생해선 안 된다"라며 미국은 아프간 재건 사업을 하러 간 것이 아니며, 미국의 이익이 없는 곳에서 무한정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에 대해 "미군은 아프간이 스스로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싸우거나 희생해선 안 된다"라며 미국은 아프간 재건 사업을 하러 간 것이 아니며, 미국의 이익이 없는 곳에서 무한정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ap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관련해, 아프간 정부의 붕괴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인정하면서도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는 옳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휴가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백악관으로 급히 복귀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15일 아프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아프간 정부가 항복한 뒤 바이든 대통령의 첫 공식 입장 표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하기 위한 좋은 시점이란 없다”며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에서 우리의 임무는 (테러 대응이지) 국가 건설이 아니었다”면서 “미국 대통령으로 내가 해야 했던 선택은 이전 합의대로 군대를 철수시킨다는 합의를 이행하느냐, 아니면 분쟁을 확대해 수천명의 미군을 다시 전투에 투입하고 30년차 분쟁에 돌입하느냐였다”며 철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군대와 지도자를 비판하며 “진실은, 이것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이라며 “미군은 아프간군이 스스로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싸우거나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아프간 내전을 위해 싸우라고 내가 보내야 하는 것이냐”며 “아프간의 정치 지도자들은 포기하고 나라를 떠나 도망갔다. 아프간군 일부는 싸우려 시도도 하지 않은 채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아프간 수도가 탈레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재빨리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등을 비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내 결정이 비판받을 것을 안다. 그러나 이 결정을 다음 대통령에게 넘겨주기보다는 모든 비난을 내가 떠안겠다”며 “우리의 국익에 맞지 않는 분쟁에 무기한 남아서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자신의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 세력에게 2021년 5월까지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했고 자신은 이를 관철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프간에서는 미군 철수가 완료되기도 전에 지난 15일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재장악하면서 미국 요원들과 민간인, 아프간 국민 등이 일제히 탈출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충분한 정보와 사전 준비 없이 철군을 서둘러 참사를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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