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1년 8개월여 만에 다시 시작된 일본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회장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행사가 일시 중단됐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소녀상이 전시되고 있는 아이치현 나고야시 공공시설인 ‘시민 갤러리 사카에’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배달됐다. 갤러리 관장이 오전 9시35분께 배달된 우편물을 개봉했더니,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파열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사건 뒤 직원들이 일시 대피했고, 나고야시는 갤러리 전체 사용을 일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전시장 직원이 우편물을 개봉하려고 연 순간 동봉된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파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최 측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행사를 중단했다.
소녀상은 지난 6일부터 개막한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작품 하나로 선보였다.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오는 11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막 불과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폭발문을 보낸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안정상 우려도 어느 수준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간의 경과에 비춰보면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인물이 행사 중단을 유도할 빌미를 만들기 위해 수상한 물체를 보냈을 것으로 전시회 측은 추정했다.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지난 2019년 8~10월 열린 일본 최대 국제미술전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작품 중 일부가 다시 선보이는 전시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 때도 우익들이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가지고 전시장을 방문하겠다’는 등의 공격과 협박을 벌여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됐다. 이후 아이치 트리엔날레 폐막을 사흘 앞두고 가까스로 전시가 재개된 바 있다.
소녀상 전시를 주최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 모임'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시설 측과 경찰이 위험하다며 건물에서 일시 퇴거하라고 요청했고 현재 건물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라며 “오전 10시부터 전시장에 입장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퇴거 요구로 인해) 오늘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회를 일단 중단했으며 언제 재개할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