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잃어버린 가족... ‘유전자 분석’으로 62년 만에 극적 상봉
4살 때 잃어버린 가족... ‘유전자 분석’으로 62년 만에 극적 상봉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7.0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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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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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어릴적에 가족과 헤어졌던 60대 여성이 경찰의 장기실종자 발견을 위한 '유전자 분석 제도'를 통해 가족과 극적으로 다시 만났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4살 때 가족과 헤어진 A(66)씨가 5일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오빠 B(68)씨, C(76)씨와 62년만에 상봉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959년 여름 가족과 헤어졌다.

A씨는 둘째 오빠인 B씨를 따라 아버지를 찾으러 가다 인천 중구 배다리 시장 인근에서 길을 잃어 혼자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소재 보육원을 거쳐 충남에 거주하는 한 수녀에게 입양돼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성씨도 바뀌었다.

A씨는 가족과 헤어진지 60년이 흘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성인이 된 뒤에도 A씨는 가족을 찾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등 노력하다 2019년 11월 경찰에 실종자 신고를 하고 유전자 등록을 했다.

경찰청 실종가족지원센터는 지난 3월부터 진씨의 실종 발생 추적과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실종 경위가 비슷한 대상자 군을 선별했다. 이 중 가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 둘째 오빠 B씨를 발견해 1대 1 유전자 대조를 위한 유전자 재채취를 진행했다.

하지만 B씨는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이라 유전자 재채취가 어려웠지만 경찰청에서 외교부·복지부와 함께 운영해 온 '해외 한인 입양인 유전자 분석제도'를 통해 유전자를 재채취했고 끝내 가족이 맞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청은 주 밴쿠버 총영사관에게서 B씨의 유전자를 외교행낭으로 송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가족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유전자를 등록한 덕분에 기적처럼 가족과 만나게 됐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B씨도 "동생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찾을 수 있었다"며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 소식이 희망이 되길 바라며 경찰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장기실종자 발견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유전자 분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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