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시리즈 제작자 이춘연 씨네2000 대표 별세
‘여고괴담’ 시리즈 제작자 이춘연 씨네2000 대표 별세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5.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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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연 대표.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이춘연 대표.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영화제작자 이춘연 씨네2000 대표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영화계에 따르면 고(故) 이 대표는 11일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회의에 참석했다가 몸이 좋지 않아 귀가한 뒤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가족이 이 대표를 발견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 대표는 최근 안성기의 복귀작 '아들의 이름으로(이정국 감독)' 시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던 만큼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영화계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은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들 세대 현장에서 영화를 만드는 분 중 가장 형님이었고, 영화계의 맏형 역할을 많이 하셨다”며 “영화계 현안마다 대소사에 늘 애정어린 관심을 가졌던 분이고 연세가 많은 것도 아니고 평소 몸이 아픈 것도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돌아가셔서 많은 이들이 놀라고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이춘연 대표는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영화계 어른으로 남다른 활약을 펼쳤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극단 동인무대‧현대극장 등의 창단 멤버로 연극 기획‧제작을 시작한 고인은 1983년 화천공사 기획실장으로 영화계 입문, 대진엔터프라이즈‧황기성사단‧MBC프로덕션 등을 거치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제작했다.

고인은 1984년 개봉한 김기영 감독의 '바보 사냥'에 기획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강우석 감독·1989) '지독한 사랑'(이명세 감독·1996) '미술관 옆 동물원'(이정향 감독·1998) '인터뷰'(변혁 감독·2000) '중독'(박영훈 감독·2002) '황진이'(장윤현 감독·2007)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정윤수 감독·2007) '거북이 달린다'(이연우 감독·2009) '체포왕'(임찬익 감독·2011)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감독·2013) 등 숱한 필모그래피를 통해 한국영화 부흥기를 함께 했다.

특히 '여고괴담' 시리즈로 '한국형 학원 공포물'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며 흥행에도 성공, 신인 여배우 등용문으로 6편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단초를 마련했다.

또한 고인은 영화인회의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각종 영화계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대표의 빈소는 서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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