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 외출 막힌 장교들에 “애인, 다른 사람 만날 것” 농담 파문
육군총장, 외출 막힌 장교들에 “애인, 다른 사람 만날 것” 농담 파문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5.04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뉴시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육군참모총장이 코로나19로 외출이 막힌 장교들에게 훈시하는 과정에서 “애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해 뭇매를 맞고 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를 찾아 갓 임관한 포병 장교 교육생의 야외 훈련을 참관한 뒤 10여분 간 훈시를 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신임장교 200여명은 초급간부 지휘참모과정의 일환으로 상무대 예하 포병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중이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이들은 두 달 가까이 외출과 외박을 나가지 못한 상태였다.

남 총장은 이를 의식한 듯 장교들에게 “3월부터 외출·외박을 못 나간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수료하고 6월에 자대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총장은 훈시 마지막에 “(장교들 중) 여자친구, 남자친구 있는 소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데 여러분들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거다”라고 농담을 한 뒤 훈시를 마쳤다고 육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당시 발언을 듣던 신임 장교들은 듣는 순간 귀를 의심하다 훈시가 끝난 후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생들 일부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자기 ‘막말’을 하고 바로 수고하라며 훈시를 끝내고 바로 퇴장했다”며 “훈시가 끝난 뒤 상당수 참석자들이 분노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외출·외박도 나가지 못하고 열심히 훈련받던 교육생들에게 상당히 모욕적인 말"이라며 "신상이 노출될까 봐 두렵지만 군 장성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잘못된 성 인식과 언행을 조금이나마 고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논란이 증폭되자 육군은 4일 오전 ‘상무대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현장지도 간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통해 “신임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친구를 예로 든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신임장교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신임장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해명을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장병들이 장기간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