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죽음 내몬 그놈, ‘김민수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취준생 죽음 내몬 그놈, ‘김민수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4.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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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이 이용한 가짜 검사 신분증과 명함.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용한 가짜 검사 신분증과 명함.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전화 속 목소리의 장본인과 그 일당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만 300명·피해금은 100억원에 달한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4일 사기·범죄단체 가입 활동,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A(40대)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 5명을 사기,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체포된 핵심 간부 등 93명을 포함하면 총 98명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해당 조직 구성원 대부분을 검거했다. 이 중 29명이 구속됐다.

A씨는 지난해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에게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고 속인 뒤 인출한 42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취업준비생은 며칠 뒤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지난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청원을 게재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11월 A씨 등이 속해 있던 전화금융사기조직을 1차로 검거했다. 이 조직 핵심 간부인 조직폭력배 B씨를 포함해 중국 현지로 나가 기업형 범죄를 한 혐의로 조직폭력배와 일당 93명을 차례로 붙잡았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사무실 6개를 마련하고 내국인에게 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함께 받는다.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하고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300여 명에게 1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다.

1차 검거 당시 경찰은 콜센터 직원으로 취업준비생에게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실제 목소리 주인공은 빠진 것을 확인했고 끝까지 추적해 이번에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에서 서로 모르게 하려고 직원들을 일정 기간마다 바꿔 콜센터 사무실에 배치하다보니 서로 이름도 몰랐다”며 “(김민수 검사 사칭) 목소리 주인공이 언제쯤 비행기를 탔다는 다른 조직원 진술에 의존해 항공기 탑승객 1만여 명의 명단을 받아 비슷한 연령대를 추려가는 방식으로 검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해당 조직 구성원이 대부분 검거됐으며, 일부 간부들만 인터폴 수배를 받으며 해외에서 도피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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