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피의 일요일’... 군부 발포로 최소 18명 사망, 약 1천명 구금
미얀마 ‘피의 일요일’... 군부 발포로 최소 18명 사망, 약 1천명 구금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3.01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얀마 군경이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반쿠데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봉쇄선을 넘고 있다. 이날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최소 18명의 시위대가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ap
미얀마 군경이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반쿠데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봉쇄선을 넘고 있다. 이날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최소 18명의 시위대가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ap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미얀마 군부가 최악의 유혈사태를 일으켰다. 반군부독재 시위에 참가한 시민 중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은 28일(현지시간) 유엔인권사무소가 발표한 성명을 인용하며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한 전국에서 벌어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미얀마 군경의 무력사용으로 시위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군부는 양곤과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에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고, 이에 따라 사망자가 발생했다. 군부는 최루탄과 섬광탄, 섬광수류탄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인권사무소는 평화 시위자들에 대한 치명적 무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는 인권침해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에 시위자들과 연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7명의 취재진을 비롯해 전문 의료인력과 학생 등 최소 85명이 구금됐다. 이달 전체로 보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민주인사를 포함해 1000명 이상이 독단적으로 체포되거나 구금됐다. 특히 이 중에는 미국 언론사인 AP의 소속 기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진압은 시위대가 미얀마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한 지난 22일 '22222(2021년 2월 22일을 의미) 총파업'에 이어 이날 2차 총파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더이상의 파장을 미연에 막기 위해 군부가 적극적으로 진압에 나선 것으로 보이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최악의 유혈사태가 일어난 이날을 '피의 일요일'이라 칭하면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앞서 군부는 유엔총회에서 쿠데타 종식을 위한 국제 사회의 도움을 호소한 초 모에툰 대사를 경질했다. 초 모에툰 대사는 26일 유엔 총회에서 "(군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을 멈추고, 군사 쿠데타를 즉시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가능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연설 마지막에 미얀마어로 "우리의 명분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 부정이 있었음에도 문민정부가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쿠데타 한 달이 지나면서 국내외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군사정권은 오히려 강경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시위대도 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정권교체를 이유로 들어 시민불복종을 선언하고 전국에서 점점 더 큰 규모의 민주화 시위를 벌여가고 있다. 군부와 시위대가 점점 더 경직되는 강대강 국면을 이어가면서 최악의 유혈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