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軍, 쿠데타 공식 선언... “아웅산 수치 구금, 1년간 비상사태”
미얀마 軍, 쿠데타 공식 선언... “아웅산 수치 구금, 1년간 비상사태”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1.02.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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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7월11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참모총장이 네피도의 미얀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1세기 팡롱 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얀마 에서 1일 군부 쿠데타가 발발해 최고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군부에 체포되고 전화와 인터넷이 끊겼다. ⓒap
지난 2018년 7월11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참모총장이 네피도의 미얀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1세기 팡롱 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얀마 에서 1일 군부 쿠데타가 발발해 최고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군부에 체포되고 전화와 인터넷이 끊겼다. ⓒap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가 1일 새벽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얀마 군부는 1일 성명을 내고 "'선거 사기'(election fraud)에 대응하여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인사들을 구금했다"며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최고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에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며 이같이 비상사태 선포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태는 군부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부정을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하면서 쿠데타까지 시사한 가운데 터져나온 것이다. 그 총선에 따라 구성된 의회가 이날 첫 소집될 예정이었다.

이에 미국 등 국제사회는 즉각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국명인 미얀마와 전 국명인 버마를 혼용하며 "선거 결과를 바꾸려거나 미얀마의 민주화를 방해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라며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책임자들에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심각한 우려와 불안"을 표명하며 "모든 정부 관계자들과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풀어주고 11월 8일 민주 선거에서 드러난 버마(미얀마의 옛 명칭)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 줄 것을 군사 지도자들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도 "미얀마 군이 또다시 정부를 장악하려 한다는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불법적으로 구금된 정부 인사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얀마 의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다른 정치 지도자들의 구금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사태가 "미얀마의 민주적 개혁에 심각한 타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얀마는 지난해 11월 총선을 치렀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전체 의석의 83.2%를 차지해 2015년 총선에 이어 압승하며 문민정부 2기를 열었다. 하지만 군부는 선거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가 860만 명가량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 제기해왔다.

지난달 말엔 연이틀 군 대변인과 최고 사령관의 쿠데타 가능성 언급도 나오며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됐고 이후 유엔과 외교단의 우려 표명이 잇따르자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틀 만에 이를 뒤집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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