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정인이 사건’ 수사 미흡 “깊이 사죄... 양천서장 대기 발령”
경찰청장, ‘정인이 사건’ 수사 미흡 “깊이 사죄... 양천서장 대기 발령”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1.01.06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뉴시스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김창룡 경찰청장은 6일 ‘정인이 사건’ 당시 경찰의 미흡한 조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초기 수사 부실의 책임을 물어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사과문을 통해 “숨진 정인 양의 명복을 빈다.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청장은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국민 생명·안전, 특히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지휘관이 직접 관장하도록 하여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1·2차 신고가 있었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동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복 신고가 모니터링되도록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을 개선해 조기에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이날 자로 현 (이화섭)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고,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울경찰청 총경을 발령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사건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정 양의 그림이 놓여 있다.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정 양의 그림이 놓여 있다.

 

끝으로 김 청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의 기본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앞으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됐던 정인이는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다가 생후 16개월 만인 10월 13일 양천구 목동 소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영아 사망 전 세 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았으나 신고 당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사건을 재조명하며 당시 입양기관,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등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비난이 쏟아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