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다시 돌아올 것”
봉준호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다시 돌아올 것”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12.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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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호텔에서 열린 배우 틸다 스윈턴을 위한 영국영화협회(BFI) 펠로우십 리셉션에 도착해 자신의 이름이 쓰인 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윈턴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와 '옥자'에 출연해 친분을 쌓은 바 있으며 HBO가 제작하는 미드 '기생충'의 여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라있다.ⓒ뉴시스
봉준호 감독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호텔에서 열린 배우 틸다 스윈턴을 위한 영국영화협회(BFI) 펠로우십 리셉션에 도착해 자신의 이름이 쓰인 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윈턴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와 '옥자'에 출연해 친분을 쌓은 바 있으며 HBO가 제작하는 미드 '기생충'의 여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라있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봉준호 감독이 "때때로 내가 얼마나 낙관적일 수 있는지 놀랄 때가 있다"면서 “코로나19가 곧 한발 물러설 것이라 확신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상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51) 감독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그것은 과장”이라며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똑같은 말을 한다.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라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에서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한국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던 영화 '살인의 추억'(2003)이 소재로 삼았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특정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접했을 때 너무나도 이상했다"고 털어놨다.

1986∼1991년 경기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영화로 만들면서 봉 감독은 형사, 기자, 피해자 가족들 등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가장 묻고 싶은 게 많았던 범인만을 유일하게 인터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고, 농담과 모욕의 경계를 걷는 봉 감독의 작품은 모든 것이 모호하다며 실제 성격은 어떻냐는 엘문도의 질문에 봉 감독은 "수줍음이 많고 우유부단하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가진 이런 영구적인 난제가 내 영화 속에도 투영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봉 감독은 “밤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다 보면 등이 아파지는데 그 고통이 사라지지 않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만 집에서 영화를 보면, 특히 같이 작업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나오는 엔딩크레딧을 볼 때 편안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봉 감독은 올 한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를 꼽았다. 봉 감독은 '자연이 인류에게 복수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꽃이 모든 것을 삼키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두려움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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