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취업자 9월째 내리막...외환위기급 고용충격 지속
코로나에 취업자 9월째 내리막...외환위기급 고용충격 지속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12.16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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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내 취업카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생들이 찾지 않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내 취업카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생들이 찾지 않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27만명 넘게 줄어 국내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 이후 21년 7개월 만에 최장기간 내림세이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2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3000명(-1.0%) 쪼그라들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19만5000명)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취업자 감소 폭은 4월(-47만6000명) 이후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 8월(-27만4000명)까지 4개월 연속 축소됐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9월(-39만2000명)과 10월(-42만1000명)에 다시 확대됐지만 지난달 감소 폭이 2달 만에 다시 작아졌다.

산업별로 보면 도매 및 소매업(-16만6000명·-4.6%), 숙박 및 음식점업-16만1000명·-7.0%) 등에서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올해 3월부터 9개월째 내림세를 보였으며 도매 및 소매업도 지난해 6월부터 1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보다 11만3000명(-2.5%) 줄었다. 이는 지난해 2월(-14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1월(8000명) 반등했으나 지난 3월(-2만3000명)부터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쪽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출이 좋아진다고 바로 고용 개선이 동행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발표. (자료=통계청 제공)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발표. (자료=통계청 제공)

 

반면 정부의 공공일자리가 확대 영향으로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은 15만2000명(13.6%) 늘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1만4000명·5.0%), 건설업(7만7000명·3.7%) 등에서도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60세 이상에서만 취업자가 증가하고 다른 연령층에서는 모두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2000명이었으며 이 중 65세 이상이 23만5000명을 차지했다. 반면 20대(-20만9000명), 30대(-19만4000명), 40대(-13만5000명), 50대(-7만4000명) 등에서는 뒷걸음질했다.

청년층의 고용 어려움도 지속됐다. 청년층 취업자(15~29세) 취업자도 24만3000명 감소하며 지난 2월부터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청년층 실업자는 33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1000명 증가했으며 실업률 또한 8.1%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p) 상승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고용률은 60.7%로 1년 전보다 1.0%p 내려갔다. 이는 동월 기준으로 2012년(59.9%)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1.1%p 하락한 66.3%를 보였다. 2014년(6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셈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9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1000명(11.7%) 증가했다. 실업자 규모는 1999년 11월(105만5000명) 이후 동월 기준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 역시 3.4%로 1년 전보다 0.3%p 상승했다. 실업률 또한 2004년 4월(3.5%)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3.0%로 전년 동월 대비 2.5%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4.0%p 상승한 24.4%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11월 기준으로 최고를 찍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만8000명(0.3%)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의 비중은 전년보다 0.6%p 상승한 53.3%로 조사됐다. 기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용근로자 증가 폭이 많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6만2000명(-3.3%), 4만4000명(-3.0%) 감소하는 등 내림세가 지속됐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만5000명(1.3%)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1만5000명(-7.8%) 쪼그라들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4만5000명(-4.2%) 줄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82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115만4000명(-5.3%) 감소했으나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4만명으로 69만2000명(13.2%) 증가했다.

서울 중구 한 식당 출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 중구 한 식당 출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일시 휴직자는 47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8만9000명(66.2%) 늘었다. 이는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일시 휴직자는 무급 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을 경우 취업자로 집계된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67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43만1000명(2.7%)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999년 통계 개편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대다. 증가 폭은 올해 2월 이후 가장 컸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21만8000명(10.2%) 증가한 23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구직 단념자도 전년보다 14만4000명 늘어난 63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 가장 많았다. 증감 폭은 2015년 2월(18만9000명)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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