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고인에게 ‘무궁화훈장’을 추서했다. 노동계 인사에게 국민훈장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와대 본관에서 전태일 열사에 대한 무궁화장 추서식을 열고 고인의 공로를 되새겼다. 이날은 1970년 11월 13일 열사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며 산화한 지 50주년이 되는 하루 전날이다.
추서식에서 문 대통령은 전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전태리 씨와 전순옥 전 국회의원에게 훈장과 부장, 꽃다발을 전했다. 꽃다발은 추모의 마음을 담은 국화와 ‘영원한 기억’을 의미하는 노단세로 만들어졌다. 훈장은 13일 추도식에서 마석 모란공원의 전태일묘역에 헌정한 뒤 전태일 기념관에 보관·전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딛고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50년 동안 열사의 뜻을 이어온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에게도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정부포상을 추천한 ‘전태일의 친구들’에게 이번 훈장 수여가 친구들의 삶에 대한 격려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에게는 ‘상생과 연대를 실천한 열사의 삶을 노동존중사회 실현으로 함께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전태일 열사와 노동운동을 함께한 바보회·삼동회 친구(최종인·임현재·이승철 김영문 4인)들과 청우회(전태일의 청계피복노조 동우회) 일동은 고용노동부에 열사에 대한 정부포상을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계기로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분을 신설하고 이소선 여사와 전태일 평전을 통해 그의 일생을 세상에 알린 고 조영래 변호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한 바 있다.